Saturday, June 21, 2014

6/20/2014, 삼성 11:4 NC, 마산.

또 마산이다. 9연전을 홈에서 하는 행운.

2회초의 손시현과 권희동의 멋진 수비로 선발 이성민을 도왔지만, 그러한 도움도 이성민 스스로 흔들리는 건 잡아주지 못 했다. 3회초 자신감 결여에서 시작된 연속 볼 넷으로 결국 밀어내기 1점까지 삼성께 드렸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건 후속 타자 이승엽을 풀 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아냈다는 사실이다. 이성민은 좋은 투수와 나쁜 투수 사이에 있다. 어느 모습이 되고 싶은지는 명백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스러울 것이다.

나성범이 좋은 이유는 볼 셋 뒤엔 스윙을 한다는 것이다.
이호준이 나쁜 이유는 볼 셋 뒤엔 지켜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성범은 쳐 내고 - 비록 헛스윙이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그래서 이호준은 투수에게 휴식과 같은 평범한 직구를 던지게 해 준다.

이호준도 가끔 볼 셋 이후의 승부가 중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때가 적절하지 못 했다. 바로 오늘이 그런 모습이었다. 볼 셋 이후에 날아오는 공을 건드려 보는 것이 아니라, 노려 스윙을 하는 게 맞지 않는가? 자신감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고 투수와 자신 사이를 오가는 공에 현혹되어 정신을 놓은 듯 했다. 이런 모습은 타선에서 빈번히 보였고, 좋은 기회를 스스로 버림으로써 삼성에 승리를 바쳤다. 그렇다, 삼성이 잘 해서 우리를 이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삼성에게 이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드린 것이다. 상납.

나성범의 홈런 이후, 이길 것만 같은 분위기는 한 번도 없었다. 권희동의 멋진 수비가 위안이었고, 테임즈의 3루타가 활기를 주었지만 잠시 뿐이었다. 이호준은 SK를 떠나기 직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 했다. 이러저러해서 손시현의 활약도 원맨쇼가 되고 만 것이다. 대신 NC 다이노스는 삼성의 신인에게 좋은 학습의 기회와 동시에 생애 잊을 수 없는 멋진 경험을 선사하였다. 삼성의 모든 선수들에게 보다 좋은 기록을 관리할 수 있는 기회도 말이다.

오늘의 경기는 NC 다이노스 답지 못 했다. 졌다고 이런 평가를 내리는 것은 아니다. 마치 작년 4월이 떠올라서 하는 이야기이다. 아니다 그 때보다 더 무기력했고 조급했고 성급했다. 이기는 것 지는 것 - 그래서 성적 때문에 NC 다이노스의 팬들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팬이 바라는 것은 ‘거침없이’ 가는 열정과 활기 그리고 희망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작년 시즌 ‘7위’의 NC 다이노스에 눈물을 글썽이며 기립 박수를 보내지 않았던가.





(사진 출처: NC 다이노스 홈패이지)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