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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ne 02, 2024

아틀라스 ATLAS

주인공 명성에 기대어 쓰레기 같은 극본으로 적당히 눈이 즐거운 정도의 영상물을 만들면 모두가 좋아서 화면 앞으로 모일 것이라는 기대는, 지난 세기 이후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다. 이 영상물을 보기 전까지는. 



공상과학영화가 재미있는 이유는 그럴싸하기 때문이고, 우리가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에 몰입하는 이유는 저런 일이 나에게 벌어지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진지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이 영상물은 우리가 초등교육 때부터 하나씩 배워온 모든 과학적 지식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우리가 지금 말할 수 있는 물리학 이론들과 내일 아침까지 떠들 수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상식을 깡그리 부정한다. 다큐멘터리가 아니더라도 개연성 정도는 갖추는 게 예의 아닌가?




주인공은 영화가 끝나기 직전까지 남이 뭘 해주기만 바라며 징징거리고, 그녀의 일생 동안 쌓아온 히스테리를 우주 끝까지 쏟아낸다. 이런 류의 영화가 그러하듯 징징거리기만 하다가 그녀를 도와주려는 수 많은 등장인물들의 목숨과 바꾸어 혼자 살아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연하지만, 극중 모두의 박수를 받는다. 

이 영상물은 청춘을 바치며 캐리어를 일구는 모든 이들에게 손가락 욕을 하며, 목숨을 바치며 국가와 시민을 지켜내는 모든 군인들에게 엄마욕을 날려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개인적 욕심과 비뚤어진 욕망이 있더라도 감수성 가득한 징징거림만 쉼 없이 쏟아낼 수 있다면 전인류적 재앙을 만들어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현시점, 인류문명의 퇴보에 잘 어울리는 이야기의 방향을 갖추고 있다.

이 영상물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다.



Thursday, November 23, 2023

독전 2 - Believer 2

넷플릭스에서 개봉했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독전을 보지 않았다. 흥미가 거기까지 닿지 않았다. 꾀나 흥행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넷플릭스에 최근 독전2가 개봉하기 직전 독전을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그래서 보게 되었다. 

독전은 기대가 없었던 이유에서 만족스러웠다. 지금까지 우리가 볼 수 있었던 미국과 홍콩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범죄 수사물과 액션 첩보물을 믹서기에 넣고 한국산 마늘과 고추로 버무려 만들어낸 오락물이었다. 나의 생각은 항상 같은데, 장르 영화에서 이것 저것이 이 작품 저 작품과 이런 저런 면에서 비슷하다는 이유로 흠집을 내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믹서기를 돌렸다는 것이 잘 못 되었다 혹은 그래서 평가를 낮게 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냥 그랬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아무거나 넣고 믹서기를 돌린다 해도, 믹서기의 버튼을 누르는 손은 독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 뿐이다.

독전2는 무슨 이유인지 전작의 마지막 부분을 완성하겠다는 불필요한 의욕에서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전작의 중요 설정과 서사의 뼈대를 무너뜨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라도 있고 오락물로의 역학을 제대로 해 낸다면 박수를 보낼 수도 있겠지만, 대본 연출 연기 어느 부분에서도 만족스럽지 못 했다. 관객을 설득할 수 없는 새로운 설정으로 전작을 무척 돋보이게 한 것 이외의 장점을 찾을 수 없었다. 매우 지루했고, 다소 조악했다.

성공한 전작을 이어받아 후속편을 만드는 모범은 Breaking Bad, Better Call Saul, El Camino 묶음이 있겠고, 영화 역사상 가장 박수를 받을 만한 작품은 Toy Story 네 편이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