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02, 2011

Singapore - Day 3

싱가포르에서 삼일째,

From 6 Days in Singapore


이 곳 조간신문에서도 한국의 소식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종교란 세속적인 무언가에서부터 한 발 옆으로 비켜서서 관조하며 깨달음을 구하는 노력의 총의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종교든 세속적인 것에 크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세속의 이익에 강하게 결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일일 것입니다.

아침에 우연히 선택된 쏘나타 청색택시는 목적지에 '아주' 정확하게 그리고 5분이나 빠르게 도착했습니다. 난폭운전도 없이. 물론 대화의 어려움도 없었으며 - 신용카드 결제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이 곳의 화법에 익숙해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밤 마음가짐처럼 제가 택시비를 결제했습니다. 참, 그리고 현대차는 이곳의 대세가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청색 그리고 황색택시 이외의 한국산 차를 찾아보기란 메르쓰데스 벤츠 택시를 찾는 것보다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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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기계를 보고 있습니다. 대충 분위기 이러합니다. 오른쪽의 백발의 호주인이 중심입니다. '애이씨에스'라고 알고 발음하는 영문자를 '아씨아스', '데이타'를 '데-다'로 발음하는 것에대한 생경함은 오늘, 익숙함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도 그 발음에 말려들어가고 있습니다. 대체로 유머러스하며 질문에 즉각적으로 심도있으며 성의있는 답변을 흥겹게 해주는 모습은 다른 어느 누구라도 배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대략 한 시간 정도 빨리 마쳤습니다. 이럴 때는 낯선 곳과 것에 대한 모험이 있어야 제맛입니다. Technopark @ Chai Chee 입구에서 지도를 펴고 가까운 전철역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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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시간 남짓 걸으면서 주위에 녹음이 큰 공간을 이루는 것에 놀랐습니다. 이곳 사람의 말에 따르면 2002년부터 싱가포르 정부에서 Green Singapore 사업을 진행한 결과라고 합니다. 그 사람의 관점이 그러한지, 처음부터 우리가 동경할 만한 푸른 잎의 식물들이 많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습하고 비교적 높은 온도의 거리에 이러한 광경은 조금의 상쾌함이라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여기서는 전철을 보통명사로 MRT와 LRT로 나뉘어 부르고 있었으며, 운영회사는 두 곳입니다. LRT역에서도 MRT라는 표지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사람들은 대충 MRT로 통칭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MRT는 Mass Rapid Transit의 약어이며, LRT는 Light Rail Transit의 약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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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확인한 가장 가까운 역에서 승차권을 구입했습니다. 자판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처음 마주한 제가 주저없이 작은 스크린의 안내에 따라 단번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목적지까지는 SGD 2.60. 목적지에서 카드식 승차권의 회수를 희망하면 SGD 1의 보증금을 환급해 주었습니다. 현재 우리 수도권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과 유사합니다. 환급도 같은 자판기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최소 요금은 보증금 포함 SGD 2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서울의 지하철 요금은 저렴한 편입니다. SGD 2.60으로 여덟 정거장을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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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계단, 에스컬래이터의 속도는 무시무시했습니다. 처음 올라탄 저와 신선배는 중심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우리가 흔희 접하는 그것의 속도에 비해 두 배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전철역 승하차 구간만 이러했습니다. 단위 시간당 수송하는 인원을 늘리기 위한 조치가 아닐까 미루어 짐작합니다. 우리가 에스컬래이터에서 빠르게 올라가기 위해 걷거나 빠르게 걷는 속도보다 더 신속하게 올려주거나 내려줍니다. 여러번 타보아도 적응하기 힘든 속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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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 풍경은 일본에서 본 것과 비슷했지만, 상대적으로 어두웠습니다. 조명시설이 많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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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께서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집은 개가 지키는 것이 아니라 개조심이라는 푯말이 지키는 것이다.' 그런 취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벌금, 익히 들었던 것처럼 스스로 힘을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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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도착했던 역은 역시 (이런! 중간에 갈아탔으면 더 가까운 역에서 내릴 수도 있었다니) 시청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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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걸었던 거리를 낮에 걸어보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여기서도 교통신호가 바뀌면 제일 신속하게 출발하는 차종은 - 이륜차였습니다. 정말 번개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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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와서 아웃백 점포의 문을 열고 들어갈지는 몰랐습니다. 음식에 대한 모험은 잠정적으로 중단입니다. 신선배나 나나 에너지 효율이 좋지 못 하기에 일단 양에서 어느정도 승부를 봐야하고, 이 승부에서 약간의 맛의 조화도 필요하다는 인식과 느긋하고 살짝 대접받으면서 높은 수준의 가격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 만들어낸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내어주는 스태이크는 거의 철판요리 수준입니다. 철판 접시 위에 고기들이 탈지경으로 지글거리는 순간 테이블이 올려줍니다. 네, 연기도 팍팍 피어올랐습니다. 잘라 입으로 넣기까지는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구강내 화상을 걱정하지 않는다면 즉시 먹어도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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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와 함께 겯뜨린 하이네켄이 조금의 취기를 선물할 때 아웃백에서 천천히 걷는 방식으로 도착한 곳은, Singapore Flyer. 신선배도 나도 관람차를 타보는 건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큰 관람차라니, 처녀탑승에 제법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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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날틀이 제공해주는 야경은 시간이 지나도 잊지 못 할 것입니다. 연인 한 쌍 · 세명의 젊은 여인네 그룹 · 대충 8명으로 추산되는 중국계 가족 그리고 신선배와 나 - 이거 정원초과 아냐? 라는 생각을 했으나 넓디 넓은 실내에 안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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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을 사면서 신선배에게 '중국계 가족과 함께 안타면 좋겠다'라고 했는데, 아! 같이 탔습니다. 아이들은 소리치며 뛰어다니고 그 흥에 어른들도 소리치며 사진찍는다고 난리였습니다. 24컷 필름을 사용하는 사진기였다면 그 가족은 아마 배낭 하나를 가득 채울만큼의 사진을 찍고 내렸습니다. (창밖은 좀 내다 보시긴 하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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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자 - 싱가포르 날틀이 선사한 멋진 경치에 주위 소란은 공각기동대의 소령이 흔히 그러하듯 감각기관을 꺼버린 것처럼 사그라들었습니다. 정말 멋졌습니다.

오늘 알게 된 일이지만, 신선배는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듯 했습니다. 가운데 앉아서 사람들의 소란 넘어 살짝살짝 밖을 보고 있었습니다. 전, 당연하듯, 창에 밀착하여 상하좌우 위와 아래를 세세히 훑었습니다. 짜릿하고 (다시 한번)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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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간식을 챙겨 먹고 - 우리 많이 먹는 것. 사실이라고 인정해야 겠습니다 - Marina Bay를 따라 걸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A라는 행위를 하고 나서는 그 A가 미칠 여파를 걱정하고 A의 결과를 상쇠시킬 수 있는 B를 행하려 합니다. 많이 먹었습니다. 걸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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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y 주변은 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것에 비해 깨끗했습니다. 여기 그래서 사람 사는 곳입니다. 사람 많으면 한결같은 청결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해 내는 도시가 교토[京都]가 아닐까 합니다. 한 친구는 오사카[大阪]만 가보아도 그런 인식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으니, 일본 전체로 해석하지 말라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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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설치물을 지나, 슬쩍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코스가 될 것 같은 스타벅스에 머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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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누군가의 이상한 처신에 대한 올바른 해석은 이런 것이 아닐까? 로 시작된 대화는 회사와 일과 우리 직군이 처한 현실과 자라나는 후배들에 대한 시각, 나아가 업계와 인류가 이루어낸 전자장치 혹은 그 전자장치들을 운영하는 프로그램 기술의 추세에 대한 이야기까지 번졌습니다. 물론 인용된 매체는 공상과학영화에서부터 외신기사 그리고 루머들로 한정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인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우리의 대화가 줄기없이 잎들만 이루어진 일년생 식물처럼 그 뿌리가 깊지 아니한 지식 - 혹은 정보가 바탕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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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하기 전에 염원하던 새신을 샀습니다. 신선배의 충성도 높은 브랜드 나이키. 전 나이키 제품을 약 6년만에 산 듯 합니다. 최근 몇 개월 사이에 가장 많이 걸은 하루였음에도 발에는 땀이 머물지 않았으며 발바닥이 아프지도 않았습니다. 신선배의 iPhone으로 연결 가능한 Nike +가 장착되어 있다고 합니다. 데모도 봤습니다. 전 쓸모없는 기능에 돈을 더 지불한 격입니다. 전 iPhone도 iPod Touch도 iPod Nano도 없으며 구매할 계획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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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수확은 싱가포르 날틀, 대-관람차였습니다.

1 comment:

  1. [...] 서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경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실, 며칠전 Singapore Flyer 속에서 만난 중국계 가족에게 저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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