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29, 2006

새벽을 가르는 시간에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강한 화학약품 냄새가 심한 일교차 덕에 만들어진 안개들 사이를 촘촘히 메우고 있다. 대기업의 공장이 위치한 이 시골 동네는 가끔 정체를 알 수 없는 심야의 악취로 몸살을 앓는다. 하지만, 아무도 신고하지 않을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고 있다.

사실 이런 80년대 풍의 장면보다, 새벽 안개들 사이를 틈 없이 메우려는 기세로 돌진하는 화학약품 냄새보다, 잠을 이루지 못하게 뇌리 속을 뛰어다니는 - 너무도 가볍워서 도저히 손으로 잡아 놓을 수 없는 - 생각1)들이 나는 더 걱정스럽다.

공장의 악취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그 결과가 아무리 나쁘다고 해도 예상의 벗어나지 않는다. 공장주는 벌금 몇 푼에 시정명령을 받을 것이고, 주민들은 역학조사가 끝나도 여전히 앓아야 하는, 사소하고 무시 가능한 질병을 얻을 것이다. 혹은, 아무리 심각하다 하여도 조기 발견 가능한 癌 - 물론 이런 증상은 공식적으로 대기 중의 악취를 유발한 화학물질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것이다. 만약 연관이 있다 하여도 그것이 증명되기 전에 환자는 나이 때문이든, 병 때문이든 먼저 죽을 것이다 - 정도가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무시할 수도 없고 희석시킬 수도 없는 '가벼운' 생각들이 이토록 산만하게 나의 뇌신경을 쉼없이 자극하면 어떻게 될까? 예상할 수 없는 결과는 불안하다.

1) 이런 '가벼운' 생각은 '월급' 이라는 마약이 만들어내는 부작용들 중 1차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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