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18, 2004

my iron lung [ep] (uk edition)

"결혼하자, 우리" - 그는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窓밖을 훑는다. 해변의 사람들, 낮은 속도의 바람으로 하늘거리는 가로수, 한 아이는 뛰고, 어떤 차는 멈춘다. 햇살의 강도는 늦은 오후를 말하지만, 사실, 사람들의 움직임은 이른 아침인 듯 하다. 그녀는 窓에 흐릿하게 반사되는 그를 본다. - 머리카락 - 귀 - 눈썹 - 코 - 입술 - 자신보다 더 아름다운 턱의 곡선.
"결혼해, 응?" - 그는 한 번 더 말을 한다.
그녀는 그에게 '사랑해'라고 여러 번 말했었고, 그는 '동감이야'라고 늘 주저없는 대답을 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그가 먼저 '사랑해'라고 말한 적은 없었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30도 좌측으로 돌려 窓밖을 본다. 여기가 3층이 아니라, 4층이나 5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3층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거리는 너무 한정된다. 



  1. My Iron Lung
  2. The Trickster
  3. Lewis (Mistreated)
  4. Punchdrunk Lovesick Singalong
  5. Permanent Daulight
  6. Lozenge Of Love
  7. You Never Wash up After Yourself
  8. Creep (Acoustic) 

무엇보다 그녀를 괴롭히는 것은 이 스산한 계절의 바람도 아니고, 무엇보다 그녀를 괴롭히는 것은, 3층에 위치했던 그 카페의 말도 안되는 풍경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그녀를 괴롭히는 것은, 낮은 울타리를 고집한 나머지 아직도 월세를 면치 못한다는 사실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그녀를 괴롭히는 것은, 풍속 30cm의 바람에도 소리치고마는 가로수의 간사함도 아니었다. 핸드백 속의 휴대전화를 꺼내어 들고 그간 수신된 SMS들을 살펴본다. 연락을 해야할 건이 3. 무시할 만한 것이 10. 잊어야 할 것이 1. 오른손에 계속 휴대전화기를 잡고 오던 길을 되돌아 본다. 30m 즈음 지난 듯 한데, 사실 40m 혹은 50m가 된 듯 하다. 되돌아 가기엔 다리 힘이 없다. 目的地를 바꾸어야 겠다. 택시를 잡아야 겠다. 적어도 이 시각엔 모범이나 일반 택시나 다름 없다. 휴대전화기는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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