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이런저런 이야기를 혼자 떠들어 봐야 무엇하겠나? 라는 생각이 들어 간단히 경기를 정리하고 마무리하려고 한다.
선발이 무너졌음에도 이겼다. 이틀 연속 이런 모습이 나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고 - 결과적으로, 선발이 무너지는 것은 여전히 재앙으로 분류해야 한다 - 리그에서 강팀 반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찰리는 제 몫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겠지만, 간절한 마음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음을 그도 알았을 것이다. 이어 나온 투수들도 잘 하지 못 했다. 모두 잘 하지 못 했다. 이태양은 이틀 전 손민한의 뒤를 이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갓 수렁에서 걸어나온 팀을 다시 진창으로 밀어 넣었다. 마지막으로 등판한 임창민도 스스로 위기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눈물겨웠다. 하지만, 임창민은 1점과 아웃 카운트를 바꾸는 침착함으로 완전히 팀이 무너지는 것은 방지했다. 아주 용기 있는 선택이었고, 영점 조절도 안되는 소총으로 일점사 하는 것보다 조종관 자동으로 놓고 지향사격을 해 버리는 것이 낫다는 결론과 같았다. 그의 소총은 개판이지만 나머지 8명의 소총은 정상이라는 가정은 필요하니까.
이런 마운드의 삽질에 가까운 분위기가 계속 되었음에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타석에서의 폭발력 - 혹은 히어로즈 마운드가 다이노스보다 낮았기 - 때문이었다.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으로 이어지는 미친듯한 중심 타선도 이종욱 손시헌이 이끌어내는 선두와 하위 타선의 조직력도 빛났다. 이런 분위기는 마치, 로이스터의 롯데 시절 홍대갈(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을 연상시켰다. 마운드에서 잃더라도 타석에서 더 크게 얻어내면 된다는 모습은 가슴이 뭉클하기까지 했다. 추억을 꺼내어 지금에 맞추어 보는 일은 언제나 감상적인 일이니까.
아무튼, 승기를 완전히 잡지도 못 했는데, 주전들을 빼고 백업으로 채워 넣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 스나이더의 공격적인 슬라이딩으로 다리걸려 넘어진 박민우의 경우처럼 - 이른 교체는 경기를 위기 속에 방치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이런 경우 ‘감독이 경기를 던졌다'라고 하던데, 문제는 양쪽 감독 모두 전략적 선택에 실패했기에 운이 좋았던 NC 다이노스가 이긴 것이 아닐까? 한다. (그 행운은 파릇한 젊은 선수 그리고 얼굴 보기 힘든 다이노스의 백업 포수, 44번 박광열이 가져왔다, 그의 타순은 - 당연하겠지만 - 9번이었다)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스윕을 했다. 그리고 리그 3위로 NC 다이노스의 이름을 올렸다.
* 사진출처: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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