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24, 2014

7/23/2014 NC 8:4 한화, 대전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다. 어제도 오늘도 7회부터 이상하더니 결국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NC 다이노스가 진정 팬을 위한 구단이라면, 이런 경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선수들을 조련하고 실전 감각을 익히는 건 2군에서 해야 할 일이지 1군 경기에서 할 일은 아니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은 어찌 한결 같이 나사 하나 빠진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실책을 기록하고, 그런 실책은 아슬한 위기 상황을 만들거나 즉각적인 실점으로 연결되는 장면은 팬으로서 실망할 수 밖에 없다. 어제도 오늘도 선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여 승리의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을 때 자리를 이어받은 교체 선수들은 나사가 하나 풀린 것 같았다. 어제는 마운드가 그러하였고, 오늘은 야수들이 그러하였다. 공통점이 있다면, 어제도 오늘도 이런 팬들을 화나게 하는 플래이들은 모두 고참선수들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조영훈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할 때가 되었다. 선발 기회가 적어서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궁색한 변명이 어느 기자의 손에서 활자화 된다면 더욱 화가 날 것 같다. 그런 변명은 고교 주말리그에서나 나와야 한다.

어쨌든 이겼다. 찰리는 역시 훌륭했고, 나머지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도 나쁘지는 않았다. 어제에 비하면 불펜은 노업 마린에서 스팀팩을 맞은 삼업 마린 같았다, 어제에 비하면.


초반에 리드를 이어 간 것은, 타선의 훌륭함이 아니라 한화의 어수룩함 때문이었다. 한화의 실책과 보크로 쉽게 NC는 경기를 풀어 갈 수 있었다. NC 스스로 쉬운 경기를 만든 것은 아니었다. 다만 NC는 이 흐름을 매 이닝 타선에서 이어갔을 뿐이었다. 상대 선발 이태양으로부터 이런 결과이니 칭찬이 뒤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면, 아니다 - 라고 말하고 싶다. 한화의 유일한 에이스 이태양이 무너진 것은 한화 야수들과 이태양 스스로의 실책 탓이지 NC 타선이 무서워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테임즈의 승리를 약속하는 홈런도 있었고, 이호준의 연이은 홈런도 있었다. 나성범은 더 이상의 부진은 올 해 없다라고 선언하는 것 같았고, 권희동은 무섭기까지 했다. 어떤 타자보다 오늘 훌륭했던 선수는 이종욱이었다. 그는 4안타 3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모든 멋진 기록들은 9회말, NC가 한화에게 끌려가면서 퇴색되었다. 이겼으나, 이긴 건 아니었다.


지난 유월부터 팬으로서 NC에게 어떤 기대를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유월초까지의 분위기는 삼성과의 양강체제였지만, 지금의 모습을 보면 4강권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어쩌면 김경문 감독이 당초 목표로 삼았던 5할 성적에 만족해야 할지도 알 수 없다. 가을에도 야구를 하고, 가을에 하는 야구가 허무하게 끝나지 않으려면 1군 실전 경기에서 후보 선수를 시험하거나 훈련하는 일부터 삼가해야 할 것이다. 이런 모습으로 다 이긴 경기가 위기로 접어든다면 모든 선수들이 어떤 경기를 하더라도 ‘어쩌면 질 수 있는 경기’라는 생각에 사로잡힐 것이다. 무엇보다, 프로선수단이 있는 목적인 ‘팬’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제발. 팬으로써 부끄럽고 허무하며 안타깝고 화가 난다.

(사진출처: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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