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31, 2011

October 2011 - 시월 한 달의 기록

시월이라는 시간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의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굳이 '잊혀진 계절'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빈도가 내달[來月] 비가 올 것 같으면 신청하는 'November Rain'보다 높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하늘을 떼어다 집에 걸어 두고 싶은 이 가을의 날씨는 지난 여름 얼마나 많은 비를 내리게 하였는지 기억하는가? 라고 물어 보는 듯 합니다. 집 앞 지루한 공사는 마무리 되어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공사장 소음은 없습니다. 다만, 특별 분양에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차도를 인도를 점령해 조금씩 짜증을 유발 시키는데, 지난 시간의 소음에 비하면 웃어 줄 수 있습니다.

지난 한 달은 오래간만에 매우 바쁜 나날이었습니다.


몇 대의 서버 시스템과 몇 대의 스토리지 시스템을 설치하였습니다. 앞 날이 기대되는 후배 녀석과 함께 한 시간은 즐거웠습니다. 역시 사람은 혼자 일할 때보다 함께 일할 때 여러가지 좋은 것이 있습니다.

이 땅의 IT도 여러 해를 거치면서 구태를 벗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5년전에 했다면, 누구 하나 멱살잡을 심정으로 소주를 들이키고 수면 부족과 과도한 변경요청에 흡연량이 두 배 이상 치솟았을 것입니다. 지속적인 IT성장 둔화는 모두가 인정하는 기준이 낮아지는 악화가 근로기준법에는 아직 미치지 못 하지만, 그래도 인정하며 적당한 희생으로 시간을 투자할 - 즉, 사람이 사람으로서 일하는 환경은 만들 수 있다는 양화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스폰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변화하던 환경은 이제 색을 완전히 바꾸는 단계로 진입했을까요? 앞으로를 기대해 볼만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경계해야할 일들은 존재합니다.

세상에는 많은 차들이 있습니다. 그 차들은 서로의 개성이 뚜렸한 만큼, 소비자로서의 선택의 가지수도 많습니다. 어떤 이는 장난감으로 어떤 이는 일상의 실용으로 어떤 이는 취미로 어떤 이는 레저를 위하여 차를 삽니다. 그리고 그 용처와 용도에 따라서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지고 소비자는 접근합니다.

포르쉐 911의 주행성능에 기아 모닝의 가격에 골프의 실용성에 롤스로이스의 안락성에 재규어의 품위를 바라며 어떤 차를 사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달성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존재한다면, 말씀주세요 - 지금 당장 제가 현금들고 달려가겠습니다. 기아 모닝 가격이라고 했죠?

하지만, IT에서는 이것이 가능합니다.

정확하게 말해서, 고객은 그렇게 알고 삽니다. 고객은 이렇게 요구하고 삽니다. IT의 거의 모든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IT에서도 사실 이런 제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공산품은 들이는 돈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내기 때문이죠. 그리고 IT에서는 '또한' 많은 부분 사용자의 몫으로 남겨 둡니다.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서 SM3가 SM5로 변신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용자가 스스로의 몫에 대한 행위를 할 수 없다면, 이에 합당한 가격을 치루고 컨설팅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할까요? 한국에서는 이 대한민국에서는 현물이 오가는 거래가 아니고서는 돈을 내지 않으려 합니다. 세상에서 우리가 지불할 수 있는 재화 중에  '사람'과 그 사람을 통해서 제공받는 '시간'이 가장 비싸다는 사실을 한국에서는, 이 대한민국에서는 부정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일은 나의 능력을 고객이 요구하는 합당한 시간 동안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일을 하면서 20대의 절반과 30대를 통째로 바쳤습니다. 그러나, 한 번도 '합당하게' 일해 본 적은 없습니다. 한국에서 없어져야 할 것이 한 두개이겠습니까마는,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부터 사라져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고객은 왕일 수 있습니다. '합당한' 계약 조건이 존재한다면 말이죠. 하지만, 무조건 제품을 산 고객이라고 하여 '왕'이 되어서는 아니됩니다. 그렇다면, '합당한' 가격을 치룬 고객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시간을 그렇지 아니한 고객이 빼앗는 격이 되니깐 말이죠.

시월 한 달 동안 마치 시민들이 정치혁명을 통하여 권력을 쟁취한 듯 들썩이지만, 그 묘한 '혁명'에 참여한 '시민들' 중에 과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 제 3 후보 지지율 보다 낮지 않을까요?


시월에는 시대의 아이콘이 사망하였습니다. 난 이 분 매우 비판적 입장에서 바라봅니다. 그의 사망 소식에도 입장은 변화는 없습니다. 시대의 움직임에 하나의 이정표를 기록하신 것은 맞지만, 과연 그것이 우리의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시간이 지난 후에 알 수 있겠습니다. 한가지만 여기서 말하자면, 이 시대의 진정한, IT계에서의 진정한 Copycat은 Apple입니다. (그것을 쫓는 삼성은 조금 애처롭게 보입니다, 복사한 문서를 다시 복사하려 들다니, 결과는 뻔합니다)


가을에는 수확을 한다고 하는데, 월급쟁이들은 월말마다 수확을 하고 년초에 13번째 월급이라는 연말정산으로 약간의 수확을 더 할 수 있지만, 계절의 변화는 없습니다. 그래서 - Queen collection에 이것들을 추가하였습니다.

Queen 데뷔 40주년 기념, Remastered Albums와 3개의 Deep Cuts를 샀습니다. 한국에서는 Hot Space를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Amazon의 힘을 빌렸습니다. 빌리는 차에 두개를 추가 했습니다.


화보 끝내 줍니다. 화보를 보는 중에 'Korea'라는 단어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1974년 발매 앨범,  Sheer Heart Attack의 한국판 LP 모습이었습니다.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런 책에 소개된다는 것이 그냥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Amazon이 존재한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기뻐했습니다. 한국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들도 국제표준만 지킨다면, 전세계로 시장을 넓힐 수 있을 터인데 - 안타깝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는 정확히 말할 수 없으나, 한국의 인터넷 환경은 매우 후진적이라는 것만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십만 킬로미터 - 를 기록하기 전에 바꾸겠다는 내 차는, 십만을 넘기고 오천 킬로미터를 더 달렸습니다. 주차장에서 키를 돌려 시동을 거는데, 딱 눈에 들어 왔습니다.


숫자의 반복은 사람의 시전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그래서 기억도 자극되는 법이죠.


맥심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듯 한 이 즉석 커피는 괜찮았습니다. 이름은 카누 KANU. 포장에 힘을 많이 주고, 광고에서 '맥심'이라는 단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 만큼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었나 봅니다. 사서 먹어보니, 편견에서 쉽게 벗어날 듯 합니다. 인스턴트 커피에 이런 향과 맛을 구현한 것으로보니, 이 회사 고민과 노력을 많이 했나 봅니다.
보통의 인스턴트 커피랑 차원이 다른 건 혀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지만, 소비자가 다른 것들과 가격차가 큰 이것을 쉽게 장바구니에 넣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 사겠느냐고 물어오신다면, 전 네스프레소를 보유하고 있고 이것을 매우 사랑하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시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 하루 라디오에서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얼마나 나올까요? 몇몇은 '잊혀진 계절'이 아니라 '시월의 마지막 밤'이라고 신청하겠죠? :)

이 노래 좋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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