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29, 2011

부산, 서면에서 3시간

Seomyeon, Busan

Seomyeon, Busan

Seomyeon, Busan

서면 - 전포동 하면, 내 머리 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학원과 공구 그리고 부품상이다. 공구상 아직 몇 군데는 남아 있다.

Seomyeon, Busan

서면의 거리는 한적했다. 나의 기억이 맞다면 - 예전의 - 이 시각이면 이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차와 사람 버스와 택시 사람과 사람 노점상과 호객꾼. 어디 부딛히지 않고 다섯보 이상 걷는 게 힘들었던 거리. 말끔하게 정돈된 보도와 차도 만큼, 사람 많이 없는 이 거리가 무척이나 낯설었다.

Seomyeon, Busan.

잘 정돈되고 '시내 중심가'로서는 너무도 한산했던 거리를 감상하다 동보서적으로 향했다 - 만, 동보프라자는 있었지만, 그 속에 신나라레코드도 있었지만, 동보서적은 자취를 감추었다. 서면에서는 그럼 서점이 없는 건가? 아니다. 기억해냈다. 범내골 쪽에 교보문고가 있다. 학생이었을 때, 교보문고 부산입점을 맹렬히 반대하던 지역 출판-유통-도소매업자들이 모든 서점의 문을 닫아버려 곤란을 겪었던 일이 생각났다. 참고서 못 사면, 공부 안해도 된다는 안도감에, 지금의 '나'라면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었을 것인데, 그 땐 왜 그랬을까? (공부를 잘 한 것도 아니었으면서)

Seomyeon, Busan

저 쪽으로 넘어가면 본격적인 음주가무의 무대로 진입할 수 있다. 금강제화는 그래도 있구나 - 새단장했네.

Seomyeon, Busan

프라이몰이 아니라, 프리몰이란다. 뭐, 고유명사는 지은 자의 마음이니깐.

Seomyeon, Busan

추억의 미니몰이 있던 자리는 유니클로로 바뀌어 있다. 온갖잡화를 다 팔던 미니몰 - 학용품에서 화장품 장신구 캐쥬얼 의류까지 ... 난 저기 있던 미니몰에 들어가는 걸 무척이나 싫어했었던 기억이 있긴한데, 이유는 생각나질 않는다.

Seomyeon, Busan

그래서 도착한 교보문고. 동보서적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 했으면 굳이 오지 않았을 곳. 1층과 (거대한) 지하 1층으로 이루어졌다는 걸 알지 못 하고 - 너무도 협소했던 1층에서 10분 동안 절망했다.

Seomyeon, Busan

교보문고는 서면의 거리보다 더 한산했다. 분위기가 폐점직전으로 오인되기 좋다.
아무튼, 서점에 들어오면 책을 사지않고 못 나가는 성격에 딱 한 권만 사기로 마음먹었지만 - 세권을 계산대에 올려 놓게 되었다. 사실 여섯권을 집었다가 세권을 내려놓기 까지 적잖이 깊은 고민을 했다.

그 중 한권은 맥도날드와 한 커피점에서 다 읽어버렸는데 - 어설픈 속독주의자 - 나보다 열 살 즈음 어른 여성분께서 자신의 신세한탄을 기행문에 묻어내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내가 미리 알아차리지 못 하고 '제목'에 혹하여 샀다는 사실에 몸을 부들부들 떨 뻔했다( <- 이런 식의 글쓰기는 얼마나 읽는 자에게 어떤 고통을 주는지 실증하는 문장이다 - 그 기행문이 딱 이런 느낌의 문체에 여든이 넘으신 어르신께서도 잘 모르겠다는 인생을 짤막히 단축시켜 한탄을 겯뜨리고 있었다).

나머지 두 권은 내일 읽자.

Seomyeon, Busan

출장 저녁은 맥도날드에서 더블파...어쩌고 하는(기억력이 이렇게) '6번 세트'로 수습하고,

Seomyeon, Busan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다리 꼬고 앉아 아저씨의 청승을 제대로 떨었다. 혼자 테이블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남녀를 불문하고 나 혼자...라니. (맥도날드에서도 그랬는데)

2 comments:

  1. 차장님 잘 지내시죠??
    아직은 부장님이 되시진 않으셨겠죠?
    너무 오랫만에 안부를 전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먹고 살다보니...
    주변을 돌아볼 여력이 없네요.(물론 핑계입니다.)
    어찌 지내시는지 점심 먹고 꾸벅꾸벅 졸다가...
    jhin.com 이라는 브랜드(?)가 떠올라...
    URL을 두드렸습니다.
    늘 항상 진,방,신,박의 총싸움이 그립습니다. ^^:
    여기저기 방사능으로 떠들썩 합니다.
    건강하시고 언제 한번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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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잘 살고 있지? 흐흐...
    그 총질 나도 그립다네 :)

    일년에 CT 두 번 찍은 나로서는 이 방사능이 가소롭기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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