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October 02, 2010

準PO 2차전 – 롯데:두산 – 2010-09-30

우리는 꿈을 꾸었고, 그 꿈이 너무도 생생하더니 현실이 되려한다.
그리고, SK와 멋진 승부를 하는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 SK와의 3연전을 스윕한 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말했다 한 달 뒤에 다시 경기할 거라고.

연장 이전의 점수는 공교롭게 (창과 창의 대결에 걸맞지 않게) 차가운 선발의 투수들의 호투 속에, 순수 자책으로 만들어 졌다. 롯데의 선취점은 내야 실책에 뒤이은 밀어내기였으며, 두산의 따라가는 1점은 임경완의 안타까운 수비를 통해서 나왔다.

어제에 이어 오늘의 롯데 선발 또한 안정되지 못했다. 하지만 제 몫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운드의 불안정 속에서 최소 실점으로 막은 것은 아무래도 포수, 강민호의 재능이 송승준 그리고 라이언 사도스키의 능력과 배합되어 빛을 발한 결과가 아닐까? 이번 1차 2차 전의 숨은 공로는 강민호에게.

늘 변함없는 자기 몫 하기! 조성환!
그가 스스로 캡틴임을 증명하고 있다.

위기 때 팀이 원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 준 이대호.
스타 플래이어는 단순히 만들어지지 않음을 또한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꼽는 오늘의 숨은 MVP, 황재균. 그의 물오른 수비는 기립박수를 받을 만하다. 그의 헌신적인 플래이가 아웃카운트로 연결될 때 눈물이 날 뻔했다.  만약,  9회초 그 타구가 홈런이 되었다면 (팬스 바로 앞 외야 플라이 아웃이 되었다) 모두가 꼽는 MVP가 되었을 터!

두산 투수 정재훈... 어제는 그렇다고 치고, 오늘의 홈런은 그대가 잘 못 던진 것이 아니니라, 대한민국의 최고 타자의 천재적인 배트 콘트롤의 결과이니라. 그리고 자존심 강한 이대로를 자극하는 건 무리수. 말이 앞서는 자존심은 자멸의 길을 걷지만, 행동으로 자존심을 증명하는 자는 무섭다.

두산 포수 용덕한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걸음 옆으로 빠졌다. 어김없이 팬들로 꽉 들어찬 잠실 구장 전체가 술렁였다. 백네트 뒤 본부석에 마련된 기자석도 술렁였다. ‘초강수’였다.

다음 타자는 타격 7관왕 이대호였다. 조성환을 상대로 볼이 연속해서 던져지고 있었다. 대기 타석에서 기다리며 방망이에 송진을 뭍이던 이대호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이대호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그 상황이)좀 웃겼다”고 했다. 웃음은 이대호의 긴장감을 녹였다. 이대호는 ‘뒤 타자에게 연결시켜 기회를 이어나가려 했다’는 일반적인 대답대신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볼카운트 1-1. 정재훈의 3구는 포크볼이었다. 낮게 제구됐다. 하지만 이대호의 타구는,

담장을 넘어갔다. 3루쪽 롯데 팬들은 그 순간,

완전히 미칠 수 밖에 없었다.
[이용균의 가을야구] ②태도(attitude)-준PO 2차전에서...
그리고 읽어 볼만한 기사들:
마지막으로, 이번 2연승으로 '로이스터가 달라졌어요'라는 경향의 기사들을 쓰는 기자들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새로운 야구를 하거나, 한국야구를 배웠거나, 단기전 승부라는 명제에 변화를 꾀하는 사람 아니다. 그는 그가 알고 있는 야구를 하고 있고, 같은 방식으로 야구를 하고 있을 뿐이다. 당신은 하루종일 걷기만 하는가? 버스를 놓칠 거 같으면 뛰기도 하고 산책을 할 땐 느릿느릿 걷기도 하며 가끔 전화 받을 땐 하릴없이 서성거리기도 하지 않던가? 그리고 번트는 한국야구가 만들어낸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는 건 리틀 야구단 후보 어린이도 알고 있다.

정말 마지막으로... 임경완 투수, 올 한 시즌 동안 뭐라한 거 미안해요 - 그대 이제 천사가 되어 돌아오셨군요. 수고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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