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01, 2006

잠자는 우리 '미루'

sleeping miru

몽과 함께 부탁받은 고양이, 미루.
이름에 다른 뜻은 없다. 발음이 좋아 붙혔다고 한다. american style이다.
미루를 '미루'라고 부른다고 해서 나를 쳐다보는 일은 전혀 없다.
아직, 나를 주인 취급 안한다는 의미로 나는 받아드리고 있다.

고양이는 고양이이다. 몽이랑 총 수면 시간 갱신에 열을 올린다.
요구하는 것도 많고, 말도 많고, 어찌나 까탈스러운지.
옆에서 궁시렁 거리는 것을 무시하면, 소파부터 방구석, 책상 밑 꼴리는데로 오줌을 지리고 다닌다. 못된 녀석. 내가 지 말을 어찌 다 알아 들을 수가 있단 말인가! 녀석도 내 말을 알아 듣지 못하면서. 최근에는 서로 긴장 관계가 팽팽해지다 보니, 소파 전체를 하루에 두 번 이상 세척해야 한다. 손에 주부 습진마저 생겨버릴 듯 건조하기 이를 데 없다.

요즈음은 대충 궁시렁 거림을 조금은 알아 듣는데 대략 이런 내용들이다.
* 물이 없어 and/or 물 갈아 줘.
* 모래 속에 변 치워줘 and/or 모래 갈아 줘.
* 몽이가 못 살게 굴어 and/or 나 좀 책상 위로 올려 줘.
* 의자에서 엉덩이 치워 and/or 그 의자는 내 꺼야.
* 털 빗어줘 and/or 몸 좀 긁어 줘.
* 너 잘 때 불 좀 끄지마 and/or 어두우니깐 불 좀 켜.
이런 요구를 받을 때 마다, 누가 주인인지 누가 애완동물인지 알 수가 없다.
고길동과 도우너의 관계라고 할까? - 그럼 몽이는 또치?

3 comments:

  1. 미루야... 말썽 피지 말구 있어야지... 내가 니 생각만 하믄 걱정이 태산이다... 아프지 말구 말 잘듣고 애교 잘 떨어서 팬(주인)관리 잘 하구.. 알았지? 애구... 미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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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상 위의 커멘트는 전주인 아줌마가 보내는 이국에서의 메시지였습니다. :)

    방금도 미루가 날 물었어~ 으흐~
    이번엔 나도 다항하려구 팔을 뻗었는데,
    어찌나 민첩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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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사람인가....개인가..고양이인가...
    서로 구분되지 않는 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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