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27, 2017

이동진 독서법 - 을 읽고

닥치는 대로 / 끌리는 대로 / 오직 / 재미있게 / 이동진 독서법

난 본디 성질이 고약하고 성격이 평범하지 않아서 쉽게 열광을 하지 못 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의 생각과 행동을 쫓곤 한다. 그 중 한 사람이 이동진이다. 열성적인 팬의 입장이 될 때도 종종 있는데, 그런 경향은 그가 朝鮮日報 문화부 기자일 때부터 유지되고 있다.

특히, '출발 비디오 여행!'의 한 코너에서 심야 단독 방송이 되었던 '영화는 수다다'를 좋아했고, 지금 진행 중인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시작이후 한 편도 놓치고 있지 않다. 그는 영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문화부 기자였고, 그 이후에도 영화 평론가의 삶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지만, 음악 애호가이자 책벌레로도 유명하다.

그 책벌레가 '독서법'을 담은 책을 냈을 때 난 신기했고 - 고유의 독서법이 있을 법 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것으로 수필을 엮을 만한 성격도 아니어서 아마도 그냥 심심한 책읽기에 대한 단상(斷想)이겠지 생각하긴 했지만 - 궁금했다. 그래서 사 읽었다.


책은 당연히 재미가 있지는 않았고, 분량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몇 가지 대목에서 나와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같은 고민에 시간을 보낸 사람으로서 즐겁기는 했다.

‘저의 서재에는 물론 다 읽은 책도 상당하지만 끝까지 읽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서문만 읽은 책도 있고 구입 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책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도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사는 것, 서문만 읽는 것, 부분 부분만 찾아 읽는 것, 그 모든 것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p.13.

‘오늘날 많은 문화 향유자들의 특징은 허영심이 없다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는 합니다. 각자 본인의 취향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외 다른 것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배타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만큼 주체적이기도 하지만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든다고도 할 수 있겠죠' p.18.

가 대표적이다, 나머지는 기억에 오래 남지 않을 여러가지 신변잡기라고 여겨졌다. 그래도 팬으로서 그의 얼굴이 멋지게 그려져 있는 ‘빨간' 책 하나를 책장에 꽂아두는 일은 가치가 있다 하겠다.

Monday, October 23, 2017

데이비드 보위: 그의 영향 - 을 읽고


데이비드 보위: 그의 영향 - 은 전형적인 정신없는 잡문들의 묶음이다. 조금 배웠다는 사람들의 허위와 위선으로 가득찼으며, 독자들은 잘 알지 못 할 단편적이고 주관적 지식과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만들기 위해 애쓴 작가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 영미권 지식인의 전형적인 배설이다.

데이비드 보위의 열성적인 편이라 하여도 굳이 읽어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들겠다. 그냥 멋진 보위의 얼굴이 표지인 이 책을 장식으로 쓴다면, 책값 15,000원이 적당한지 한 번 더 자문할 필요가 있다.

David Bowie에게 이부형제, Terry Burns가 있었고 조현병을 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이외에 특별히 기억나는 부분이 없다. 아주 불행히도 말이다.

Wednesday, May 24, 2017

겟 아웃, GET OUT (2017)


영화 '겟 아웃'은 영화사에서 제공하는 트레일러가 완전한 스포일러이다.

초반부터 뿌려대는 '익숙한' 빵부스러기를 트레일러로 쉽게 조합하여 빨간망토를 벗어던지며 기-승-전-결 모두 예상할 수 있었다. 이런 영화의 묘미는 의외의 이야기 전개에 있다면, 이 영화는 홍보과정에서 실패했다.

정치적 의미, 그들의 사회적 입장과 만든이의 주장이 어떻게 함축되고 상징으로 스며있는지를 생각하기도 전에 미지근한 청량음료를 계속 먹는 느낌이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이미 알고 있는 듯 한, 좋은 원작이 있는 듯 한 - 그러한 불편. 난 끝없이 밀려드는 지루함에 몸을 배배 꼬았고, 로튼 토마토토마토 지수를 앞으로는 믿지 않기로 했다.


Monday, April 24, 2017

2016년 지구를 위해 내가 한 일

그리고 지금도 신경쓰며 하고 있는 일.
  • 사무실에 머그 컵을 두고 사용했다.
  • 자가용 주행거리를 전년대비 절반 이하로 줄였다.
  • 통에 든 물(bottled water)를 사 먹지 않고, 수돗물(tap water)를 마셨다.
    물론, 의심이 많은 난, 정수기도 마련했다.
  • CD/DVD/Blu-ray를 사기보다는 되도록이면 디지탈 매체를 이용했다.
    YouTube Red, Apple Music, Netflix의 회원이 되었다.
  • PC 교체의 욕구를 잘 억눌렀다.
  • 몸을 씻는 횟수를 줄였다.
    더 줄여도 상관없다고 환경보호론자들이 주장하고 있지만, 난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이어서 '휴일 더럽게 지내기'만이라도 실천하고 있다. 확실히 지구에 사는 생물 중에 사람만큼 스스로의 청결을 위해 자원을 낭비하고 그 청결이 너무 심각하여 새로운 병에 시달리는 이상한 종은 없다.
  • 사용하는 종이의 양을 줄였다.
    집에 있는 프린터의 토너를 1년에 한 번 정도 교체한 것 같은데 2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다. A4용지는 사는 일은 없었고, 사무실에서 버려지는 (내부용 정보가 없는) 이면지를 챙겨 모아 사용했다.
    한 해 동안 내가 산 노트는 딱 한 권이었다. 보통은 5권 남짓 샀었다. 필기구를 이리저리 굴려대며 글자를 써내려 가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내 손으로 만들어 내는 서체에 애착도 있지만, 전자기기에 메모를 남기는 일이 익숙해지도록 노력했다.
더불어...
포장이 과한 상품은 사지 않았다, 외국에서 생산된 제품보다는 내국에서 내국에서 생산되는 것 중에서도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상품을 선택했다. 한 번 쓰고 버릴 건 쓰지 않으려 했다, 위생에 관한 것은 예외로 두었다. 편리하며 옳지 않은 건 나쁜 것으로 생각했다. 불편하더라도 옳은 것을 선택하기 위해 조금 더 귀찮아지고, 조금 더 참아내고, 그래서 조금 더 이 마음과 행동을 지속하면 익숙해 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Thursday, February 09, 2017

진씨의 가방 속 - what's in jhin's bag

매일 4시간 길바닥에서 회사와 집을 오가는, 월급쟁이자  IT 아키텍트인 진씨의 가방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슬쩍 보는 포스트입니다. 8-)


가방입니다. '거의' 매일 나의 어깨 위 혹은 다리 위에서 함께하는 가방입니다. 이마트, 레고 코너에서 정신없이 즐거워 하다가 주위를 돌아보니 제 허리에도 키가 미치지 못 하는 아이들만이 나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는 사실을 깨닭고 이상한 기분 속에서 집어 온 가방입니다. 사실 가방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가다가 자석의 끌림처럼 레고와 마주한 것이었습니다. 가끔 잃어버리는 것이 정신인지, 가끔 되돌아 오는 것이 정신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매우 저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쌤소나이트 수준 이상의 내구를 자랑합니다. 특히 자동차 안전벨트와 비슷한 소재의 가방끈은 매우 튼튼하고 어깨에서 잘 미끌려 내려오지도 않습니다. 사실 직전에 쓰던 가방이 제법 높은 가격의 쌤소나이트였는데, 1년이 좀 지나자 지퍼가 고장나서 수리했고, 그로부터 몇 개월 지나자 가방끈의 제봉선이 터져버렸고, 2년이 되기도 전에 포기했더랬습니다. 아마 그 쌤소나이트의 지퍼 수리비보다 저 가방이 더 저렴할 것입니다.

'매우 만족'이라는 표현이 딱 적당한 가방입니다.
이 가방 속에 들어 있는 것들을 꺼내어 보겠습니다. 짜잔 ~


사과밭입니다. 사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우측상단부터 S자를 그리며 설명합니다.

  • 노트북 파우치: 이 파우치는 한 애플매장에서 샀는데, 참 희귀하게 'Made in Korea'입니다. 전면에 포켓이 두 개 있는데, iPad와 iPhone에 딱 맞습니다. 그렇다고 그 두 포켓에 이것저것 넣고 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 MacBook Pro 13, Mid 2014: 512GB SSD, 16GB Memory - 사용자 구성으로 주문한 것입니다. 제가 소유하고 있는 공산품 중에 가장 만족하는 것입니다. 매일 이것으로 '진지하게' 일하고 키득거리며 놉니다.
  • iPad Air 2: 회사가 이유없이 나눠 준 것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은 TV 앞이나 책상 위나 좌변기 옆에 있습니다. 출장을 가거나 먼 곳의 고객을 만나러 가는 일이 있으면, Netflix 전용 단말기로 변신합니다. Netflix App이 다운로드를 지원하는 건 축복과 같은 일입니다.
  • iPhone 7: 지금 제가 쓰는 전화기입니다. 불만이 많습니다. 나의 건조한 손가락(들)을 홈 버튼이 거부합니다. 안 눌러집니다. 손가락 중에 가장 '촉촉'한 새끼 손가락으로 홈 버튼을 눌러야 할 때가 많습니다. 물리 버튼이 그립습니다. 블루투스는 쓰레기에 가깝습니다. 3G-LTE를 숨가쁘게 오가는 통신 상태는 메롱이며 4인치 폼팩터에 익숙했던 나에게 5인치는 다루기 힘든 물건입니다. 'iPhone SE가 나았으려나' 지금도 생각합니다.
    이어폰용 3.5pi 단자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습니다.
  • Kindle White Paper: 두 번째 킨들입니다. 아직 E-Ink로 된 eBook Reader 중에 이보다 나은 건 찾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 단말기는 Amazon.com으로 연결되고 그곳에는 한국어로 된 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활용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 가방을 샀을 때 따라온 큰 파우치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작은 파우치입니다. 큰 파우치는 작은 파우치를 포함하여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놓인 물건들을 담습니다, 열쇠 뭉치 전까지입니다. 작은 파우치에는 수많은 젠더들을 넣어둡니다. 사과밭을 가꾸는 농장주의 숙명과 같은 일입니다. 
    • Thunderbolt-VGA, Thunderbolt-Ethernet, Lighting-VGA, Lighting-HDMI, iPhone 7 번들 Lighting-3.5pi, USB memory, 그리고 iPhone 7 번들 충전기입니다. 
    • 충전용 USB 케이블이 있고, iPhone 5s 번들 이어폰, EarPod 그리고 EarPod용 파우치, 카드형 USB memory, Logitech Presenter R400입니다. 
    • 이런 자잘하고 서로 엉킬 수 있는 것들을 잘 보관하고 - 필요할 때 즉시 찾을 수 있게 하고 - 동작 수명도 적정 수준까지 걱정하지 않으려면, 파우치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 iPhone 5s: Tmap 전용 단말기입니다. 가끔 Naver Map도 돌립니다. 운전할 때가 아니면 가방 속에서 '방전'의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립니다. 착한 녀석.
  • 제가 사랑하는 로트링 펜이 있고, 제가 구매를 후회하는 몰스킨 볼펜이 있습니다.
  • 안경 그리고 PowerBook Pro 충전기.
  • 핸드 크림 - 손이 비극적으로 건조합니다. 목이 마르는 건 참으면 그만이지만, 손이 마르는 걸 방치하면 갈라지고 피가 납니다. 손을 씻으면 핸드 크림을 '즉시시전' 해야 합니다. 여름에도 물론 치덕치덕 바릅니다. 그런 덕분인지 제 손은 안티-에이징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곱습니다. 이런 신체적 특성 탓에 참으로 많은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을 써 봤습니다. 그 중 두 가지를 사용하는데, 사진의 것, Atrix(아트릭스) Hand & Nail은 휴대용이고, 집에는 Burt's Bees(버츠비)의 Almond & Milk Hand Cream을 씁니다. Burt's Bees가 참 좋은데, 흡수에 시간이 다소 걸리는 편이며 용기 형태가 휴대하기 적당하지 않습니다. 
    • Atrix(아트릭스)는 겨울 마다 마트에서 할인행사를 합니다. 음, 올해는 안 했네요. 아무튼, Artix는 가격대 성능비가 매우 좋습니다. 저렴하고, 휴대하고 사용하기 적당한 크기에다가 뚜껑이 똑딱이 방식이라 분실 위험이 없습니다. 피부에 아주 빠르게 흡수되고 적당한 보습력에 지속시간도 적당한데다가 무엇보다 '끈적이지' 않습니다. 
    • Neutrogena(뉴트로지나)도 만족스러운 보습력을 경험할 수 있지만, 너무 끈적여서 사용 후에 즉시 업무에 임하기가 어렵습니다. 
    • L'Occitane(녹시땅)의 제품은 훌륭하지만, 가성비가 좋지 않고 흡수시간이 Atrix와 Neutrogena의 중간 즈음됩니다. 하지만, 보습력과 효과 지속시간은 최고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역시, 그러나-무엇보다, 너무 비쌉니다.
  • 샤오미 충전용 베터리: 누구나 하나 즈음 가지고 있는 그것. 하지만, 그 누구도 자기 돈으로 사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비밀.
  • 회사 출입증. (흠...) 혹은 고용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알려주는 증표. 사냥꾼의 징표
  • B&O play H5: 애증의 대상. 이를 악물고 익숙해지길 기다리며 매일같이 사용하고 있지만, 그 익숙함은 언제 허락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 2016년 구매 공산품 중에 최고가를 기록했던 물건입니다.
  • Moleskine Planner 몰스킨 플래너(와 밑에 깔린 몰스킨 노트들) - 아직 적을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야지 기억되고 그래야지 진지해지는 것같은 기분이 드는 건, 옛날 사람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전자기신호만으로 기록을 남기는 건 아무래도 나의 취향은 아닙니다.
  •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담아 내는 발군의 가방 - 브랜드를 알 수 없습니다. 

유행이 한-참-지난 놀이를 따라해 봤습니다. :-P
사과밭 가꾸기로 시작해서 파우치의 언덕을 넘어 핸드 크림 경험담으로 끝나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