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anuary 25, 2018

김동률, 답장 - 고마워요.

새로운 음악을 기다리고 - 손가락을 꼽지는 않았다, 거리가 있는 곳까지 가서 매장을 둘러보다 무심히 사고, 하루이틀 가방 속에 묵혀 두었다가 - 세월은 하수상하고 나는 무의미로 시간의 지층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기에 - 피로에 쓰러지기 전에 플레이어에 걸어 본다.

다행이다. 다섯 곡. 삼십분이 되지 않는다. 어제처럼 이불도 없이 쓰러져 잠들지는 않을 거 같아. 그냥 고마운 마음.

오래된 팬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은, 그가 변함없이 그의 음악을 한다는 소식일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온통 노란색으로 번쩍이는 일간지에서도 읽을 수 있겠지만, 더 나은 방법은 음악. 그리고 노래. 그래서 그의 음성에서 전해지는, 그러니까 앨범을 손에 들고 헤드폰을 뒤집어 쓰며 느껴지는 짐작일테다.

그는 여전히 그의 음악을 하고 있어 보였다. 그래서 행복하길,

김동률, 답장.
Thanks.


Monday, November 27, 2017

이동진 독서법 - 을 읽고

닥치는 대로 / 끌리는 대로 / 오직 / 재미있게 / 이동진 독서법

난 본디 성질이 고약하고 성격이 평범하지 않아서 쉽게 열광을 하지 못 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의 생각과 행동을 쫓곤 한다. 그 중 한 사람이 이동진이다. 열성적인 팬의 입장이 될 때도 종종 있는데, 그런 경향은 그가 朝鮮日報 문화부 기자일 때부터 유지되고 있다.

특히, '출발 비디오 여행!'의 한 코너에서 심야 단독 방송이 되었던 '영화는 수다다'를 좋아했고, 지금 진행 중인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시작이후 한 편도 놓치고 있지 않다. 그는 영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문화부 기자였고, 그 이후에도 영화 평론가의 삶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지만, 음악 애호가이자 책벌레로도 유명하다.

그 책벌레가 '독서법'을 담은 책을 냈을 때 난 신기했고 - 고유의 독서법이 있을 법 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것으로 수필을 엮을 만한 성격도 아니어서 아마도 그냥 심심한 책읽기에 대한 단상(斷想)이겠지 생각하긴 했지만 - 궁금했다. 그래서 사 읽었다.


책은 당연히 재미가 있지는 않았고, 분량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몇 가지 대목에서 나와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같은 고민에 시간을 보낸 사람으로서 즐겁기는 했다.

‘저의 서재에는 물론 다 읽은 책도 상당하지만 끝까지 읽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서문만 읽은 책도 있고 구입 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책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도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사는 것, 서문만 읽는 것, 부분 부분만 찾아 읽는 것, 그 모든 것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p.13.

‘오늘날 많은 문화 향유자들의 특징은 허영심이 없다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는 합니다. 각자 본인의 취향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외 다른 것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배타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만큼 주체적이기도 하지만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든다고도 할 수 있겠죠' p.18.

가 대표적이다, 나머지는 기억에 오래 남지 않을 여러가지 신변잡기라고 여겨졌다. 그래도 팬으로서 그의 얼굴이 멋지게 그려져 있는 ‘빨간' 책 하나를 책장에 꽂아두는 일은 가치가 있다 하겠다.

Monday, October 23, 2017

데이비드 보위: 그의 영향 - 을 읽고


데이비드 보위: 그의 영향 - 은 전형적인 정신없는 잡문들의 묶음이다. 조금 배웠다는 사람들의 허위와 위선으로 가득찼으며, 독자들은 잘 알지 못 할 단편적이고 주관적 지식과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만들기 위해 애쓴 작가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 영미권 지식인의 전형적인 배설이다.

데이비드 보위의 열성적인 편이라 하여도 굳이 읽어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들겠다. 그냥 멋진 보위의 얼굴이 표지인 이 책을 장식으로 쓴다면, 책값 15,000원이 적당한지 한 번 더 자문할 필요가 있다.

David Bowie에게 이부형제, Terry Burns가 있었고 조현병을 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이외에 특별히 기억나는 부분이 없다. 아주 불행히도 말이다.

Wednesday, May 24, 2017

겟 아웃, GET OUT (2017)


영화 '겟 아웃'은 영화사에서 제공하는 트레일러가 완전한 스포일러이다.

초반부터 뿌려대는 '익숙한' 빵부스러기를 트레일러로 쉽게 조합하여 빨간망토를 벗어던지며 기-승-전-결 모두 예상할 수 있었다. 이런 영화의 묘미는 의외의 이야기 전개에 있다면, 이 영화는 홍보과정에서 실패했다.

정치적 의미, 그들의 사회적 입장과 만든이의 주장이 어떻게 함축되고 상징으로 스며있는지를 생각하기도 전에 미지근한 청량음료를 계속 먹는 느낌이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이미 알고 있는 듯 한, 좋은 원작이 있는 듯 한 - 그러한 불편. 난 끝없이 밀려드는 지루함에 몸을 배배 꼬았고, 로튼 토마토토마토 지수를 앞으로는 믿지 않기로 했다.


Monday, April 24, 2017

2016년 지구를 위해 내가 한 일

그리고 지금도 신경쓰며 하고 있는 일.
  • 사무실에 머그 컵을 두고 사용했다.
  • 자가용 주행거리를 전년대비 절반 이하로 줄였다.
  • 통에 든 물(bottled water)를 사 먹지 않고, 수돗물(tap water)를 마셨다.
    물론, 의심이 많은 난, 정수기도 마련했다.
  • CD/DVD/Blu-ray를 사기보다는 되도록이면 디지탈 매체를 이용했다.
    YouTube Red, Apple Music, Netflix의 회원이 되었다.
  • PC 교체의 욕구를 잘 억눌렀다.
  • 몸을 씻는 횟수를 줄였다.
    더 줄여도 상관없다고 환경보호론자들이 주장하고 있지만, 난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이어서 '휴일 더럽게 지내기'만이라도 실천하고 있다. 확실히 지구에 사는 생물 중에 사람만큼 스스로의 청결을 위해 자원을 낭비하고 그 청결이 너무 심각하여 새로운 병에 시달리는 이상한 종은 없다.
  • 사용하는 종이의 양을 줄였다.
    집에 있는 프린터의 토너를 1년에 한 번 정도 교체한 것 같은데 2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다. A4용지는 사는 일은 없었고, 사무실에서 버려지는 (내부용 정보가 없는) 이면지를 챙겨 모아 사용했다.
    한 해 동안 내가 산 노트는 딱 한 권이었다. 보통은 5권 남짓 샀었다. 필기구를 이리저리 굴려대며 글자를 써내려 가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내 손으로 만들어 내는 서체에 애착도 있지만, 전자기기에 메모를 남기는 일이 익숙해지도록 노력했다.
더불어...
포장이 과한 상품은 사지 않았다, 외국에서 생산된 제품보다는 내국에서 내국에서 생산되는 것 중에서도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상품을 선택했다. 한 번 쓰고 버릴 건 쓰지 않으려 했다, 위생에 관한 것은 예외로 두었다. 편리하며 옳지 않은 건 나쁜 것으로 생각했다. 불편하더라도 옳은 것을 선택하기 위해 조금 더 귀찮아지고, 조금 더 참아내고, 그래서 조금 더 이 마음과 행동을 지속하면 익숙해 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