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13, 2004

ジョゼと虎と魚たち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극장에서 보아야 겠다는 일념이 오늘 부산을 떨며 상암CGV로 향하게 했다. 오늘이 아마도 내가 국내 개봉관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지 않았을까? 15:55 오늘 두번째 상영. - 나에게 주중 상영은 의미가 없다. 작은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다.

ジョゼと虎と魚たち。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우리나라 개봉제목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ジョゼ Josee

언제인가 그대는 그 남자를 사랑하지 않게 될거야,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그대를 사랑하지 않게 되겠지. 우리는 또 다시 고독하게 되겠지. 그렇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어. 거기엔 또 다시 흘러가버릴 1년이란 세월이 있을 뿐이지.


스물 페이지의 단편소설이 짧지 않은 감성으로 스크린을 채워나갔다. 지루하지도 심각하지도 하지만, 너무도 솔직한 연애의 감정이 끝없이 묻어나오는 영화.
누구에게나 지금 사랑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런 마음은 사랑의 깊이와는 상관이 없다. 누구에게나 사랑의 시작은 연민에서 출발한다. 상대의 생김과 사상과 취미와는 사실 상관이 없다.
'넌 언제든 나에게서 떠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거 같아'
오래 전 첫사랑이 불러온 종결 즈음 그녀의 말이었다.
이 영화가 종반으로 가면서 난 지난 시간의 나를 스크린 속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그 시작도 나와 다르다고 말하기 힘들다. 조제, 연민이 묻어나오는 캐릭터, 그녀를 발견한 남자 주인공은 역시 젊은 날 흔한 사랑의 열기로 온 시간을 빼앗기고 어느덧 스스로 지쳤다고 인정하며 도망나온다. 여기서 나는 나의 일기장이 타인에게 읽히는 느낌에 무거운 침묵과 끝없이 머리 속을 회전하는 장면들로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남자, 옛애인 앞으로 마주하고 얼마지 않아 도시의 소음 속에서 소리내어 운다.
조제, 다시 돌아온 일상에서 스스로 움직이고 능숙하게 요리를 하며 슬픔없는 무표정으로 생활을 한다.
도망친 남자는 슬픔의 기억에 삶이 조정되고,
남겨진 그녀는 성장한다.
사랑의 끝은 언제나 도망친 자의 고통과 남겨진 자의 성장이다.
조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올 해의 영화에 랭크된다.

난 바다 깊은 곳에서 헤엄쳐 올라왔어, 너와 이 세상에서 가장 야한 섹스를 하려고... 난 두 번 다시 그 곳으로는 돌아갈 수 없겠지. 언젠가 네가 없어지게 되면 미아가 된 조개 껍데기처럼 혼자서 바다 밑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게 되겠지.
하지만 그것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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