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ugust 21, 2015

8/21/2015 NC 6:3 삼성, 대구 - 김경문을 위한 경기

김경문 감독이 원하는 대로 되었다. 테임즈 같은 외국인 선수 즈음은 없어도 되는 강팀이라는 증명을 한 것이라고 그는 스스로 생각할 것이다. 김경문 감독 그는, 이 사회에 만연한 ‘갑질’이 우리의 예상대로 야구판에도 존재하고, 명장이라 손꼽히는 감독도 ‘나는 갑질을 제대로 한다’라고 기자 앞에서 자랑을 했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었다. 그는 팬들의 비난에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알지 못 할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이 땅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갑질’ 과 ‘유능한 리더쉽’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 하여 누구보다 앞서서 팬이라는 이름으로 감독 감싸기를 할 터이니.


  • 4타수 4안타 홈런까지 치고, 할 일 다 한 다음 40-40에 도전하기 위한 도루를 하면 감독에게 지적질 당하고 개임보다 팀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워 기자들 앞에 공개적으로 비난 받는, 에릭 테임즈는 지석훈 대신 타석에 한 번 들어섰다. 볼 넷으로 출루했다.
  • 개인 일생의 도전이라고 그래서 꼭 하고 싶다고 공개한 300 홈런을 채우기 위해 몇 주 동안 선풍기 돌리듯 배트를 돌려도 감독의 박수를 받고, 다리가 안 좋아서 타격 후에 뛰지 않도 되고, 허리가 좋지 못 해서 좀 쉬고 싶다고 태업이 가능한 이호준도 대타로 테임즈에 이어 타석에 들어섰다. 삼진을 당했다.
  • 김경문 감독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선수, 김진성은 껌을 불량스럽게 씹으며 마운드에서 경기를 나락으로 빠뜨릴 뻔 했다. 긴박했던 순간 나성범이 우익수 플라이 아웃을 만든 다음 빛과 같이 홈으로 송구하여 더블 플레이를 완성하였고, 직후 투수코치가 김진성을 내리고 마운드를 임창민으로 바꾸었다, 다행히도. 
  • 에릭 해커는 개인 최다 승수를 매번 갱신한다. 이번에는 15승이다. 해커의 기록 도전도 김경문 감독의 제지를 받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
  • 김경문 감독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선수, 손시헌은 그 사랑에 보답을 했다. 연타석 홈런. 이것만으로도 할 일 다 했다. 하지만, 도루하면 벤치에 앉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 김경문 감독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선수, 이종욱은 공을 보며 뒷걸음질 중에 자기 다리에 걸려 넘어진 듯 보였다.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을 연출하여 상대팀 팬들에게 박장대소를 우리팀 팬들에게 헛웃음을 선사하여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경기관람에 재미를 더 했다. 이종욱이 감독의 사랑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기도 했다. 내일 출전 전에 몸이 괜찮다고 한 다음, 두 번째 타석 즈음에 어제 넘어진 다리가 아파서 못 뛰겠다고 벤치에 앉아 보는 건 어떨까? 일요일 경기 전에 감독이 기자들 앞에서 ‘개인보다 팀’이라는 말을 하고 '어리광'이라는 표현을 쓰며, 이종욱의 출전을 막으면 감독의 사랑을 제대로 못 받는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 김경문 감독의 무한한 신뢰를 등에 업고 에릭 테임즈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받는 모창민과 조영훈. 그 중 조영훈은 끝없는 삽질 끝에 홈런을 쳐서 체면은 차렸다.

오늘 NC 다이노스 공식 홈페이지에 ‘오늘의 NC 뉴스’란에 김경문 감독이 에릭 테임즈를 비난하는 기사를 모두 찾아 걸어 놓았다. NC 다이노스 구단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이고, 이 구단도 '갑질'과 '훌륭한 리더쉽'을 구분하지 못 할 정도로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이 실망스럽다. 이 정도의 식별이 안 되는 구단은 9개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생각을 고쳐야겠다.


* 이미지: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캡쳐
* 사진출처: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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