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04, 2023

어떤 병문안

아빠는 하나님의 아들로 거듭났기 때문에 언제 눈을 감으셔도 걱정이 없어요. 네 네 네. 내가 매일 기도 하니까. 네 네 네. 아무런 걱정이 없어요. 네 네 네. 그 나라는 고통도 없고 걱정도 없어. 아빠 알아 들어? 네 네 네. 그러니까 지금 가셔도 아무런 걱정이 없는 거야. 가시면 하나님 옆에서 평온하게 사시는 거야. 네 네 네. 몸이 너무 힘들잖아. 이제 걱정 하지마. 네 네 네. 내가 기도 하고 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었어. 걱정할 필요가 없데. 아빠는 하나님의 아들로 거듭났어. 두려워 할 게 없어. 네 네 네.  

오랫동안 계속된 목청 큰 그 ‘네 네 네' 여성의 이야기를 한 줄 정리하면: 사람들 고생시키지 말고 빨리 돌아가시라는 말이었다. 저게 병문안 와서 할 말인가 싶긴 한데, 그 할아버지는 휠체어에서 곳곳이 앉아 한 번의 대구도 하지 않고 창 밖만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다 목청 큰 중년 여성의 말을 끊고는 ‘피곤하다’, ‘눕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간병인과 병실로 돌아갔다. 내일도 오겠다는, 그 중년 여성에게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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