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17, 2023

헬 독스 HELL DOGS - IN THE HOUSE OF BAMBOO

딴 생각이 나게 하는 이야기는 잘 짜이지 못한 이야기이다. 

홍콩 느와르에 일본식 야쿠자 설정을 더하고, 피가 끓지 못하는 우애 등등을 대충 밀어 넣고 나머지는 배우들에게 모두 맡겨 버렸다.

길복순을 좋아한다. 장르는 유사성을 먹고 자란다. 그래서 뭐가 떠오르네 무엇과 비슷하네 따윈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이야기가 잘 짜여 있고, 이야기 속에서 여러가지가 어울려 내 시간을 오롯이 빼앗아 간다면, 박수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하는 동안, 이야기 속에 머무는 동안 딴 생각이 안 나면 된다는 것이다. (같은 의미에서 '승리호'를 좋아하지 않는다, 지루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주인공부터 늙은 형사, 비서에서 오야봉이 된 남자, 그리고 주인공에게 가장 중요할 것만 같은 나머지 두 사람까지 성격 형성도 서사도 무엇도 짜여있지 않고 그저 설정만 남겨 놓았다. (다시 말하지만) 나머지는 오롯이 배우들에게 무심히 맡겨 놓았다. 관객은 허망하다.

딴 짓을 멈출 수 없었다. 집중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래도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잘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Watch HELL DOGS - IN THE HOUSE OF BAMBOO - | Netflix Official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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