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14, 2015

9/13/2015 SK 11:12 NC, 마산 - 역전의 명수 지석훈

오늘의 경기를 간략 정리한다면, ‘지석훈'이다.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SK 와이번스는 먼저 출발했고, NC 다이노스가 쫓아가긴 했지만, 한 걸음 다가 가면 두 걸음 도망 가는 형국이었다. 절대 믿음의 에릭 해커는 배팅볼을 던졌고 김태군은 생각이 없어 보였다. 가까이 갈 수 있는 공격의 기회는 여럿 있었다. 병살이 되거나 병살 상황이 되는 이상한 일이 계속되었다. 평소 같았으면 일찍이 역전에 성공했을 것이고 경기는 쉽게 승리로 끝났을 것이다. 혹여 컨디션 좋은 SK 와이번스 타자들이 쫓아온다 하여도 우리에게는 임창민이 있고, 그는 오늘 게임에서 시즌 30세이브를 달성했을 것이다.

가장 큰 기대를 하게 된 것은 8회말이었다. 조평호의 2런이 터지고 김성욱 용덕한 지석훈이 출루하였다. 비록 2사 상황이었지만, 2사 이후 우리는 대역전극을 수도 없이 보아 왔다. 그리고 타석에는 대타 이호준. 초구 타격 슬쩍 가져다 대는 무성의의 극치. 1루수 앞으로 정확한 딜리버리. 그렇게 큰 기대의 이닝은 끝나버렸다. 나는 이호준이라는 이름을 저렴한 욕과 함께 뒤섞어 이 경기의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있었다. 그가 타점을 올리지 못 한 것보다 그렇게 성의없는 타격이 그 상황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그를 욕한 것이다.

그리고 모든 기대를 접어야 했다. 사실 일찍이 김경문 감독은 이 경기의 향방을 점쳤고, 거의 모든 주전들을 벤치에 앉히고 백업들로 라인업을 바꾸었다. 김종호와 나성범의 마지막 타석은 5회였고, 테임즈의 마지막 타석은 6회였다. 9회말, 선발로 출전하여 그대로 남아있는 선수는 1번 박민우 6번 김성욱 그리고 8번 지석훈 뿐이었다.

9회말 1번 타자, 박민우 2루타. (11:6) 2번 타자 김준완 1루수 실책으로 2루안착 그리고 박민우 홈인. (11:7) 3번 타자 박정준 2루타 그리고 김준완 홈인. (11:8) 4번 타자 모창민 뜬공 아웃.  5번타자 조평호 안타 그리고 박정준 홈인. (11:9) 6번 타자 김성욱 볼넷. (11:9) 7번 타자 박광열 삼진. (11:9) 2 아웃. 8번 타자 지석훈. 우주미남. 3-1에서 타격. 홈런. 조평호 홈인. (11:10) 김성욱 홈인. (11:11) 지석훈 홈인. (11:12)




지석훈: 5타수 5안타 4득점 4타점 2홈런.

투수는 오늘 한 번도 못 친 타자가 무섭다고 한다. 이제 칠 때가 되었으니까, 오늘 연타석 안타를 친 지석훈이 마지막 5번째 타석에도 유효한 히트가 있을 것 같지 않았을 것이다. SK 와이번스 투수 정우람은 지석훈이 홈을 밟고 나서도 돌아선 자세를 바꾸지 않았고, 허공에 멈추어진 시선을 거두지 못 했다.

오늘의 경기를 다시 정리하면, 감독도 포기한 이 경기를 백업 선수들이 살려내었고, 지석훈이 마침표를 찍었다. NC 다이노스에게 이제 필요한 것은 - 혹은 오는 겨울 동안 필요한 것은 - 백업 선수들의 대약진이다. 나이만 많은 ‘고참’들은 각성하고 자리를 비켜줄 때가 되었다. 그 시각이 빨리 올수록 진정한 NC 다이노스가 시작될 것이다.

* 사진출처: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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