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겨울
지난 주말 출장 이후 해열제도 통하지 않는 (고열이라고 부르기엔 좀 민망한) 열이 나를 감싸고 있다. 이러한 미열은 약간이 오한을 동반하는 지라, 오한은 불필요한 땀 분비를 촉진시키는지라, 온몸에 불쾌할 것같은 냄새와 아침에 감아도 어제 감은 것같은 머리의 불결함을 흔적으로 남기고 있다. 치과 치료는 황당하게도 아래윗니가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왔고, 코는 완전히 막혀서 입을 건조하게 만든다. 피부는 건조하여 벌겋게 변하였고, 간지러움을 동반하는데 오늘의 중첩 고통에 비하면 한 번에 웃으며 넘길 수 있겠다. 그렇다 겨울인 것이다.
해열제를 하나 먹고, 비염완화제를 하나 넘기고, 분무식 약품을 코에 뿌려 넣는다. 30분 호전되는 것 같다.
결혼한지 1년된 녀석과 결혼을 인생의 계획에 넣지 않은 한 녀석과 다음 주에 결혼하는 한 녀석과 저녁을 먹었다 – 엄밀히 말하면 1년된 유부남은 너무 늦은 나머지 식사의 시점을 영원히 놓쳐 2009년 12월 3일 저녁식사는 죽는 순간까지 단념해야 했다.
결혼이라는 주제에서 신기하게도 초점은 ‘사랑’에 멈추지 않으려했고, 싱거운 걸 그룹의 동태와 진지할 것만 같은 최근 TV 드라마를 살짝 거치더니 결혼 계획에 무심한 녀석의 on ground 가수 데뷔를 – 경박하게 그리고 재밌게 – 독려하는 대화가 커피와 함께 23:00을 향했다. 음, 인생을 8년 더 살아온 관점에서는 그는 노래하는 것에 대한 재능보다 몇 곱절 뛰어난 다른 능력들이 충만하게 내제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하지만, 최근 TV를 장식하는 어느 가수보다 뛰어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집에 오는 길, 물론 우리는 모두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세 번의 기침으로 앞차를 1회 추돌할 뻔했고, 오른쪽 차선으로 2회 벗어날 뻔했다. 올해의 기침은 등짝의 고통을 심하게 유발한다.
겨울이다. 사춘기 시절 낯선 여학생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던지는 가벼운 질문 중에 항상 등장하는 ‘좋아하는 계절이 뭐예요?’에 대하여 주저없는 대답이 ‘겨울’이었다. 하지만, 성장을 멈춘지 세월이 약간 지난 몸은 매년 찾아오는 이 계절에 적응하기를 거부하는 듯 하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생각이 깃든다는 중학교 조례시간의 교장 선생님의 에코 들어간 강조에 슬슬 동의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