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낸다는 것에 대한 피곤함

- 그것은 나의 일이 아니다.
- 당장 필요하지 않다.
- 난 괜찮다.
-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
- 설마 그렇기야 하겠는가?
- 당신이나 잘 해라.

그리고 우리는 익숙하게 이 말들은 녹음기처럼 머리 속에서 혀끝으로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도취되어 주어지는 상황에 자율신경처럼 즉각반응하며 지켜내어야 할 것들을 피곤한 대상으로 여긴다. 누군가가 하지만 그것을 지적하고 혹은, 그것에 의해 곤란에 빠지더라도 그것은 개인적인 불행일 뿐 우리의 문제는 될 수 없다라고 굳게 믿으며 내 안의 행복과 안락만을 쫓아

아이들이 사라지는 것을 눈물로써 외면하고, 낙산사의 비극을 숭례문에서 재현하고, 손끝에 닿는 키보드로 소주잔에 쓸리는 욕으로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배설해 버린 후 숙면을 위해 양치질을 한다. 그리고 ‘나’는 이 시대의 가장 선량하고 선진적인 눈을 가지고 있으며 세대와 미래를 꿰뚫는 판단력을 가졌다고 뿌듯해 하는 꿈을 꾸며 밤을 보낸다.

지켜낸다는 것, 그것은 피곤한 그래서 내가 아닌 누군가가 해야할 일이라고 ‘우리’는 너무도 쉽게 단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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