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급쟁이
7월이다. 2006년 7월. 1998년 7월부터 봉급생활을 시작했으니 눌러담은 8년이 되어버렸다.
신입시절 좌충우돌 사고뭉치 생활이 대리 이후로, 자연스럽게 정리되더니 일에 탄력도 붙고 재미도 있더라. 하지만 이제 눌러담은 8년을 지나는 이 시점에 가장 큰 고민이 생겨버렸다. 명 길게 봉급쟁이 하는 것이 목표인 나, 소시민에게 넘을 수 없는 담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중소기업을 전전하다 보기 좋은 간판단 양키회사로도 옮겼고, 적자인생 청산했으며, 내 소유의 물건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았지만, ‘나’를 잃어버렸다고 해야할까? 스스로의 한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조직 생리에 근접할 수 없는 거부감도 생기고, 동료와 선후배 그리고 고객 사이에서 어물쩡 입닫고 속알이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생기고, 칭찬이 일을 떠넘기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들리고, 아침에는 머리 속에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생각들이 가득하다 퇴근무렵이면 집에 어서 가서 술이나 한 잔 걸치며 사춘기 때 들었던 하드락이 간절해 지는 건 무슨 이유인지 알 수가 없다. - 혹은 굳이 그 이유를 시시콜콜하게 떠올리고 싶지도 않다.
며칠 전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직장에 다니고 있고, 차도 있고, 사고 싶은 거 그렇게 고민하지 않고 살 수 있고, 전세이지만 쉴 곳도 있고, 우리 잘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몰라.’
그 친구는
‘그런데 왜 이렇게 허전하지?’
라고 말했다. 그 친구는 봉급쟁이 10년이 눈앞이다.
내 앞에 넘을 수 없는 담들이 벽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니, 넘을 수도 있겠지만, 넘으면 안될 거 같은. 뼈속 깊이 그저 소시민일 뿐이다.
July 14th, 2006 at 08:58 +0900
다음주면 돌아갈 그 땅에는,
실업자란 이름이 기다리고,
차라도 몰고 나갈라치면 기름값, 주차비 걱정에,
통장들 정리하면 몇 백원 남아 있을까.
여전히 혼란스러우면서 아주 약간은 설레니,
생각하면 참 묘한 곳입디다.
* 가끔은 매달 나오던 그 돈이 아쉽던데요. :-)
July 14th, 2006 at 10:27 +0900
그런게 재미 아닐까?
July 19th, 2006 at 15:51 +0900
나쁘지 않은 회사의 하청회사에 다니는 후배도 있습니다. ㅡㅡ;
July 20th, 2006 at 23:51 +0900
urmysoul / 그 나쁘지 아니한 양키 회사보다 우리가 함께 일했던 그 작은 회사가 더 그립구나. 진정으로.
July 20th, 2006 at 23:52 +0900
miyoung / 돌아오면 못 쏘으신 피자 쏴주세용 :)
h2noda / 날 잡아 한 번 놀자꾸나, 더 심심해지면 곧 죽을 거 같다.
July 22nd, 2006 at 00:18 +0900
으아악;; 방명록이 전에 있었는데.. 못찾겠어요;;;
그리고…카페 알파 14권(완결)이 나왔어요….
모르고 계신것 같아서;;
퀸. 핑크플로이드. 에릭클랩튼. 라디오헤드….우와~ 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 특히 요즘은 에릭클랩튼이 무지 끌리더군요;;
오랫만에 블로그 잘 보고 가요…
July 22nd, 2006 at 22:46 +0900
드디어 나왔군요! 학수고대 하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
radiohead의 리더격인 tohm yorke의 새 앨범, 첫 솔로,
그 앨범도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