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우리 ‘미루’

몽과 함께 부탁받은 고양이, 미루.
이름에 다른 뜻은 없다. 발음이 좋아 붙혔다고 한다. american style이다.
미루를 ‘미루’라고 부른다고 해서 나를 쳐다보는 일은 전혀 없다.
아직, 나를 주인 취급 안한다는 의미로 나는 받아드리고 있다.
고양이는 고양이이다. 몽이랑 총 수면 시간 갱신에 열을 올린다.
요구하는 것도 많고, 말도 많고, 어찌나 까탈스러운지.
옆에서 궁시렁 거리는 것을 무시하면, 소파부터 방구석, 책상 밑 꼴리는데로 오줌을 지리고 […]

잠자는 우리 ‘몽’

이름이 ‘몽’이다. 몽은, 夢이라는 뜻이다.
너무 많이 잔다고 해서 이 녀석을 키웠던 녀석(?)이 붙힌 이름이다.
밥 주고, 목욕시켜 주고, 가끔 같이 걷는 것 말고는 해 줄 것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
녀석이 한국어를 구사한다든지, 내가 그 녀석의 언어에 장애가 없다든지 한다면 정말 좋은 동반자가 될 수도 있을터인데.
요즈음 내가 바쁜 탓에 많이 놀아 주지 못해 우울해 하는 듯 하다.
사실, 같이 […]

거미숲(내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좋은 영화)의 송일곤 감독은, 한국에는 숲이 없습니다. 산이 있고, 그곳에 나무가 있을 뿐이죠. 그 말을 들은 후, 내가 알고 있던 내가 숲이라고 지칭하던 숲을 모두 숲이 아니라고 말하기 나에게 미안하여 ‘경사 있는 숲’으로 정정하여 말하고는 했다.
조밀하고 넓으며 경사가 없는 숲을 걸으면 어떤 느낌일까? 이국의 거대한 공원에서 유사한 경험을 하긴 했지만, […]

자몽을 먹다

자몽을 먹을 때 중요한 것은 껍질을 어떻게 벗겨내느냐 하는 문제이다. 물론, 잘 익은 자몽은 겉껍질부터 속껍질까지 단 번에 잘 벗겨지지만, 그렇지 아니할 때가 더 많다. 날이 잘 선 과도와 능숙한 손놀림이 요구된다. 그보다 먼저, 최소한 4등분의 경도를 잘 그려 넣는 게 필요하다. 껍질의 적절하지 아니한 벗김은 그 특유의 단 맛을 쓴 맛이 앗아가는 결과를 낳는다. […]

지난 가을, 사진 한 장

지난 해 시월, 인기의 생일날 찍은 사진 한장.
편의점에서 즉석 구매한 즉석 카메라의 흔적.
이제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들어졌구나.
다들 열심히 살아/남기를.
오래된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가장 오랜 시간 들여다 본 사진이 되어버린 이것. 10년의 인연이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