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어떤 기억보다
사람은 다섯가지 감각을 가지고 있다.
사람 중 여성은 하나 더 가지고 있다고도 한다.
난 남성으로 판별되는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음으로 감각의 가지수는 다섯개로 한정된다.
나는 사람이고, 남성이며 그래서 다섯가지의 감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감각들은 경험이라는 데이터를 남기고 우리는 그것들을 기억이라고 부른다.
나는 기억을 가지고 있다.
다섯가지 감각의 작용으로 화학적으로 기록된 데이터이다.
시간이 흐르면 데이터 오버플로우를 방지하기 위하여 자가체계에 의해 삭제 대기열로 기억들이 하나 둘씩 분류되겠지만, 대체로 아직은 견고히 유지되고 있다. 최소한 기억의 문제로 일을 그리치거나 생명에 지장을 일으키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여, 모든 기억들이 아직도 삭제되거나 재가공되거나 삭제 대기열로 분류되지 않은 건 아니다. 고등학교 시절 이전의 기억들은 이상하리 만큼 없으며 - 학대의 증후로 해석하는 의료계에 종사하는 친구도 있다, 난 환경의 급격한 변화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 특정 사건에 대한 재생은 함께 있었던 지인들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너무도 일상적이고 평범하여 일기장이나 플래너에 기록을 할 이유 전혀 없는 것들은 짐작조차 어렵다.
그런데, 유독 지워지지 않거니와 너무도 또렸하여 그 기억을 200字 원고지 100매에 적어두고도 3시간 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기억이 있다. 그런 기억은 분명 향기와 연관된 것이다.
벌써 4년이 되어버린 뉴질랜드 기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하면, Dunedin의 한 유스호스텔의 향기와 Queenstown 거리에서 맡은 - 배가 많이 고팠나 보다 - 음식 냄새 정도는 또렸이 상술할 수 있다. 강렬한 첫사랑의 기억은 향기로 역시 맺어지고, 5년이나 다녀버린 - 그리고 곧 그만 둘 - 직장의 첫인상은 interview를 본 그 분의 체취였다. 나에겐 향기를 기억하는 독특한 무언가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수 시간 전, 난 곧 해외로 이주한다는 계획은 상세히 밝힌 친구 - 혹은 후배 - 의 선물을 받았다. 香이다. 동양의 전통적인 incense sticks이다. 이 선물을 받아 들었을 때 잠시간 난 이것의 향기로 그 녀석을 영원히 기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연은 오고 가고, 나의 환경은 또한 급격히 변할 예정이다. 이 모든 것에서 남을 것은 향기라는 생각. 생각은 행위를 더욱 견고히 하고, 행위는 발전되며 주관적인 판단은 객관성을 상실하고서도 ‘의지’의 변수에 따라 농락당할 것이다. 쉽게 이야기가 하자면, 향기로 인한 경험 데이터는 기억을 영구보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순간 음악이 필요하다면, Damien Rice의 ‘O’ 앨범에 수록된 Delicate 정도가 좋을 듯 하다. 조금 울쩍해 지는 것도 좋을 시절이다.
모든 인연과 사물들에 대하여 - good luck, tempo-rary good-bye, I’ll re-member U for-ever. 몇몇은 더욱 견고해지길 기대한다, 어떤 의미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