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

12시간 이상 일하기. 쉬지 않고 일하기. 가끔 밥 먹는 것을 까먹기. 오늘은 아침 점심 저녁 중에 먹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집으로 향하는 택시에서 알아차리자 속이 쓰려오는 것을 느꼈다. 삼각 김밥 두 개와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코크를 사들고 모니터 없는 책상머리에 앉아 반즈음 고장난 노트북으로 고작 하는 일이라고는 공부. 너무 많이 해서 진절머리나는 말은 ‘내가 고교시절에 이만큼만 공부했으면, 더 좋은 대학을 갔을 것임은 당연하고, 대학시절 그러하였다면 아르바이트에 봉사장학생에 결국엔 취직까지 하며 등록금을 벌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 도시의 안개는 이 새벽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많은 차들은 하지만 속도를 줄이지는 않았다. 안개의 도로에서 사고를 만난 사람을 조치하기 위해 질주하는 경광등 화려한 차들의 모습이 나에겐 아름다워 보였다니. 나도 이 도시의 한 부분임을 부정할 수 없다. 낯선 사람과의 친근한 대화. 흔할 수 없는 약속. 일상적인 대화가 길어지면 목이 쉴 수도 있다. 오늘 하루 종일 잠시도 침묵치 못하고 나를 대변하고 일을 설명하고 일의 단계를 점검하고 설득하고 - 설득의 단계에서 계획된 화를 내면서 유리한 방향으로 사태를 이끄는 나를 발견하고는 새삼스러워 했다. 이 땅에도 노동기본법이 존재할터인데. 나의 고객은 그러한 것은 안중에도 없다. ‘그냥 죽여버리면 되’ 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그들에게 ‘차라리 죽여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실는 죽는 시늉을 하며 어려운 척 열심히 하는 척 척척척박사가 되었다. 그래도 사람은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그러한 희망에 너무도 단순히 설래어할 수 있음은 축복이리라. 한 사람은 내일 자신의 아이의 생일에 무슨 선물을 할지 고민을 하며 미소지었고. 아직 신혼인 한 사람의 아내가 다둑거리는 전화는 내 귓가에도 들렸다. 그래도 모두들 희망을 가닥을 찾아내고 놓지 않고 있음은 기적과 같은 일이 아니던가. 사람만이 어쩌면 희망일터이다. 나도 사람에 희망을 걸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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