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記憶·時間.
내 일기장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두개이다.
오늘 택시를 3번 탔다. 느릿느릿한 생활습관과 불규칙적인 업무시간이 원인이다. 택시를 타면 - 확률적인 문제이지만 - 사색에 잠길 수 있다. 낮게 떠들어대는 AM 방송 사이로 차창 밖으로 흩어지는 새벽 야경을 바라보면, 시간 속에 묻혀 있던 기억들이 하나 둘씩 새록새록 살아난다.
사람·시간·기억 - 그것을 보정하기 위한 나의 뉴런들이 움직임.
가끔 취생몽사를 들이키고 이전의 기억을 지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시간 속에 혹은 시간 속의 기억을 잇다보면, ‘나’ 라는 존재가 너무도 바보같은 선택만 했다는 것에 웃다가 우울해지는 것이다.
얼마전 나의 PC 속에 저장되어 있던 20GB의 데이터가 사라지는 순간 의외로 의연해 하는 자신을 생각하면, 어쩌면 그 데이터의 운명이 부러웠는지도 모를 일이다.
- 왜 그 사람을 디지탈 카메라로만 찍어 두었을까?
- 왜 그곳에는 나의 구식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았을까?
- 왜 그 데이터는 하드카피해 두지 않았을까?
- 왜 이런 데이터는 백업이 안되었던가?
생각은 늘 나의 행동들을 책망한다.
사라지고 나면 그립고, 떠나고 나면 생각나고, 사람의 존재이든 사물의 가치이든 나에게서 멀어지면 가슴이 아파온다던가?

최근, 선택할 가지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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