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는 陳氏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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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February, 2005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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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모든 것을 그만 두고 전세금 퇴직금 가지고 여행을 떠날까? 돈 떨어지면 돌아오는 것이지. 혹은, 돌아오지 않던가. 가만히 생각하면 나, ‘잘 한다’ · ‘좋다’ · ‘너 아니면 안된다’ 라는 사탕발린 칭찬에 너무도 취해 있었어. 그런 말의 이면에는 나를 더 이용해야 겠다는 복선이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싫지 않았던 것은, 따돌림 당하고 있는 아이가 자신에게 조금의 관심을 보여주는 가해자에게 미소를 띄우는 것과 다름이 없었던 것이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직 잃지 않았다는 것. 능력이라는 것은, 너무도 상대적인 가치일 뿐. 내가 유지하고 내가 행하는 무엇이 나에게 행복과 성취를 그리고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면 잃어버리거나 무능력의 상태에 돌입하거나 다를 것이 없지 않을까? 살아간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내가 그들의 기억의 범주 내에서 존재한다는 것. 타인을 의식함으로써 생기는 생존과 유지와 연속에 관한 의무. 어쩌면 너무도 허위에 가깝지 않을까?

내가 조금만 더 똑똑하거나 조금만 더 멍청하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Written by jhin.

February 24th, 2005 at 7:0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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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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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 got nothing, so I’m free.
- 지난 10년 간의 data를 잃어버린 나에게 위로의 말.

Written by jhin.

February 24th, 2005 at 7:2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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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Remembe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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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joo Lee

Written by jhin.

February 24th, 2005 at 6:5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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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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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문이 돌아 계획한 일이 잘못되었다고 그 소문의 진원을 알고 싶다며 나에게 연락한 그녀. 나를 세상에서 가장 나쁜 남자로 만들어 놓고 나의 本意는 한 번도 물어본 일 없으면서 나보다 더 심한 농담으로 나를 깊은 상념에 잠기게 하였으면서 나의 가벼운 말 한 마디에 나를 세상에서 가장 몹쓸 인간으로 만들어 놓고 사라져 버린 그녀가, 내가 그 소문의 진원지가 아니냐고 연락을 했다.
오늘 중요한 스케쥴을 잊어버렸고,
오늘 전화기를 집에 두고 나왔으며,
오늘 나의 지난 10년간이 모든 데이터가 사라진 날이었는데,
이런 날을 어떻게 알았는지 그녀가 연락을 해서 나의 감정을 바닥까지 긁어 뒤집어 놓았다.
나를 잘 안다고 말하던 사람이, 내가 그렇게 치를 떨어하는 일을 행하였다고 오해를 하는 것도 바보같다는 생각이었지만, 더욱 바보 같은 것은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난 화를 내지 못했고, 참고참고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라며 지난 기억을 애써 두둔하고 잠궈 놓았던 나의 믿음은, 그녀의 사소한 역습에 시간이 해결해 주지 못함을 스스로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반격조차 하지 못하였던 나였다. 너무 바보스러웠다.
나의 친한 친구는 나에게 감정의 구멍이 있다고 했다. 10이면 10, 100이면 100 언제나 같은 패턴으로 움직이는 내가 감정의 구멍 가까이 다가서면 아무도 예측치 못하고 바보짓을 한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구멍은 하나쯤 가지고 있지 않겠냐? 라는 나의 반응에 그 친구는 웃으며 그 또한 나의 착각이라고 말했다.
나 그냥 나를 바보로 여기며 살련다.

Written by jhin.

February 24th, 2005 at 6:4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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