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는 陳氏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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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주기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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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러쉬아워가 시작될 무렵 불현듯 모든 것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구질구질하게 느껴졌다. 이건 주기가 있는 것 같다. 이건 이유가 없는 것 같다. 1Km 정도 걷다가 지하철을 탔다. 앉았다. 옆자리 日本 少女는 서울 안내책자를 열심히 본다. 맞은 편 늙지도 젋지도 않은 여인은 연신 화장을 고친다. 그 사이를 가로막고 서버린 학생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방송을 본다. 히죽거린다. 눈을 감고 마음을 진정시키려 한다. 수리를 맡긴지 보름이 되어가는 시계를 찾았다. 2천원. 수리비. 아직 부유하는 마음의 갈피를 잡기 위해 Joss Stone의 The Soul Session을 오디오에 올린다. 동생에게 사진은 잘 갔는지 궁금했다. 내일은 무엇을 할까? 생각했다. 즐비한 책들의 제목을 훑어본다. 제목이 눈에 걸릴 때 마다 내용이 머리 속에서 재생된다. 붙잡고 읽을 만한 것은 600장이 넘어 버린 CD들과 마찬가지이다. 역시 없다. 하릴없이 Web을 뒤진다. 습관적으로 대여섯개의 사이트를 들락거린다. 전기밥솥에 밥을 앉혔다. 여전히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구질구질하게 느껴졌다. 우울증인가? 높지도 않은 감정의 파도가 나를 삼켜버렸다. 전화가 오면 전화기를 던질 거 같다. 아니 조용히 베터리를 빼어버릴까? 고민하다가 그냥 받을 것 같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주인공은 서른둘에 인생을 찾았다. 심연의 감정들과 잡스런 생각들이 장마철 낡은 하수도처럼 뒤엉킨다. 퇴직금을 챙기고 전세 보증금을 빼내어 기약없는 여행에 나를 내 던지고 싶다 – 하지만, 생각보다 난 소심히다. 열어 놓은 창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은 아직 겨울이 건재함을 알린다. 나의 영혼과 그 영혼이 머무는 시간 속에 항상 봄이 있길 기대한다.

Written by jhin.

February 28th, 2005 at 8:2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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