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기
어지럽게 사는 것도 정신질환의 하나로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청소에 집착하는 것도 또 다른 정신질환이라고 한다. 불과 1주일 전엔 前者에 해당되었다. 지금은 後者에 해당된다. 하지만, 본래(?)로 귀환하는 것은 너무도 쉬울 거 같다.
청소 - 정확하게 말해서는 정리를 통해 空間의 사치를 부리고 있다. 5坪은 되는 房 한 가운데에 책상 하나 덩그렇게 놓아 두고 흡족해 하는 자신을 순간 관찰하자니, 어쩜 이런 사치는 누릴 수 있을 때 누려야 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과상자로 계산을 하면, 아마 다섯 상자 이상을 버린 듯 하다. ‘언젠가는 필요하겠지’ 혹은, ‘이건 나의 기억을 자극하는 좋은 단서야’ 라고 생각하며 버리지 못했던 것들을 미련없이 버렸다. 공간의 사치는 쉽게 오지 않는다.
버릴 것들을 찾다가 결국 버리지 못하는 건 세가지이다.
- 사진.
- 책.
- 음반.
그리고 버리지 못하지는 않지만, 버리기 힘든 것이 또 있다면, 아마도 옷일 것이다. 내일부터는 옷 정리에 들어간다. 최근 몇 년 동안 체격도 많이 바뀌었고, 체중도 많이 불어났다. 오래되고 좀 작아도 편안한 느낌으로 부여 잡고 있던 것들을 정리해야 겠다. 그리고 나에게도 새 옷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 정리가 마무리 되면, 나의 머리 속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는 구차한 思考의 굴레를 변경시켜 보아야 겠다.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나를 버리고 새로운 自我로 還生하는 것 이상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시도함에 크나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님에 주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國民學生보다 못하는 연애도, 思春期 꼬마들도 잘 하는 사랑에 대한 眞實된 접근도 이 나이를 먹도록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이건, 優柔不斷의 극치라 評할 수 있다. 결정하지 못하여 혹은, 우유부단의 줄타기를 하다가 놓쳐버린 것이 적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만은 - 이제라도 -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他人과 나에 대하여 그간 솔직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오늘 새벽 바람은 유난히 차다.
겨울이 몸부림을 치는 소리가 들린다.
February 2nd, 2005 at 06:51 +0900
Good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