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닥을 잡을 수 없는 생각의 가지
지난 1년간 휴식년을 보낸 대학교수와 지난 1년간 백수로 지낸 조기퇴직자.
두 사람 다 지난 1년은 쉬었지만, 심리의 상태는 결코 같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두 사람 사이에는 돌아갈 곳의 有無에서 오는 극명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사람은 어떤 같은 상태이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변화에 대한 생각이 현재를 좌우하게 되는 법이다. 그것이 선언적 의미에서 시작된다고 하여도, 그것이 절대적 가치의 상실 혹은 취득에서 오는 것이라고 하여도, 가까운 미래의 변화를 예지할 수 밖에 없는 인간으로서는 - 현재의 모습에 비추어 - 幸, 不幸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보아도 무관하다.
지난 두어달 사이에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가족 간의 위치, 업무의 변화, 인간관계의 위상, 인연에 대한 가볍고 무거운 변질 혹은, 정립. 믿고 있던 것들에 대한 극악한 실망, 또한 그 실망에 대한 나의 reaction으로 빚어진 2차 현상. 길지 않았던 나의 인생을 되돌아 보면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변화를 겪는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 아니던가?
한의사인 나의 절친한 친구의 이야기를 생각해 보았다. 病은 현재의 생활에서 가까운 과거로부터 변화를 신체와 정신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에 대한 반증이다 - 친구의 말을 재구성하였다. 나는 생각한다. 현재의 不幸은 가까운 과거로부터 내가 행동한 범위에서 빚어진 마찰이 들어난 결과이다.
醉生夢死, 東邪西毒(왕가위/1994)이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술이다.
어제부터 이 술이 존재한다면, 나의 모든 재산을 털어 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醉生夢死, 내 머리를 reset할 수 있는 가장 낭만적인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