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걸어가다 기억에 걸려 주춤 주춤거린다.
잠시 옆으로 피해 조금만 돌아서 다시 앞으로 가려하는데,
이번엔 추억의 파편들이 내 등에 매달린다.

마음을 가슴을 들었다 흔들고 놓았다.

이 즈음에, 그래 그것들이 있었지 - 라며 잠시 쉬기로 하는데,
기억이 변하고 추하고 추억이 부끄럽게 옷을 벗는다.

하나는 잊고 둘은 모른 척하고 셋은 구석에 밀어 넣는다.

앞으로 걸어가다 기억에 걸려
앞으로 나아가다 추억에 잡혀

2008

2008년을 지나와서 기억에 남는 것만 추려 기록으로 남긴다. 사와서 몇 번 들어보지도 못하고 어딘가에서 먼지만 먹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샀다는 사실 조차 잊게된 것들에게 심심한 본전 생각을 전하며, 극장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지만, 문화인으로서 그리할 수 없었던 몇몇 영화들에게도 울분의 본전 생각을 전한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놓친 영화들에게 안타까움을…(놓친 영화가 더 재밌어 보이는 법)

    음반

  • 멋진 하루 (film soundtrack) by 김정범: 화려한 직장인, 미영氏의 선물. 지난 두어달 남짓한 시간 동안 가장 많이 들은 음반.
  • the Cosmos Rocks by Queen + Paul Rodgers: 라스베가스에서 산 물건 중에 가장 가치있는 것. DVD 합본판. 그들은 아직 창작 중이며, 그 결과는 아름다웠다. 난 여전히 Queen의 열렬한 팬이다!
  • Live In Gdansk by David Gildmore (2 Audio CDs & 1 DVD): 오! 길모어! 길모어!
  • Depature by Nujabes / fat jon – Samurai Champroo Music Record: 이제야 내 손에 들어오게 된 것에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 Back to Black by Amy Whinehouse: 재활하심도 나쁘지 아니하옵니다. 이쁜 외모와 멋진 목소리가 망가지기 전에
  • 고고70 (film soundtrack): 극장에서의 열기를 매일 차 안에서! 혼자 덩실덩실 흔들며 소리치다 신호대기 중인 버스의 승객들로부터 모든 시선을 한 번에 받은 적이 있다. 생각만 해도 앗찔 (내 차는 선루프가 열린다).
  • Rockferry by Duffy: 다음 앨범도 크게 기대하겠음!
  • KCRWmusic.com Podcasts: 허접 쓰레기 같은 가요판의 공장 주문생산 노래들보다 여기서 소개되는 이름없는 밴드들의 풋풋한 어설픔이 더 훌륭하다.
  • Veneer by Jose Gonzlez: Rei의 선물. 감사히 듣고있다. 이 가수는 자신의 음악이 Sony Bravia 광고에 쓰이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 the Best of Bobby Womack – the Soul Years: 충동 구매 음반이 기억에 남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아직 그 루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끔 이렇게 소득이 있기도 하기에.
  • Hardboiled by W & Whale: 여전히 W는 어설프다. Whale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 음반의 가치는 ‘잊혀짐’으로 하락했을 것이다. 가사와 제목을 더이상, 있는 단어 있는 문장 있는 제목을 엮어 익숙함으로부터의 낯설음 - 같은 지난 세기말 형식은 버릴 때가 지났다.
  • Ruby Sapphire Diamond by 紫雨林: 지난 모든 곡들을 믹서기에 넣고 잘 혼합한 다음 무작위로 배열한 듯 한 느낌. 하지만, 세번째 곡 something good은 참 여러 번 들었다.
  • Bowie At The Beeb by David Bowie: Beeb = BBC
  • Beautiful World / Kiss & Cry by 宇多田ヒカル: amazon.co.jp에 주문을 할까 말까 하다가 해를 넘겼던 미니 앨범. 우연히 교보문장에서 만났다. fly me to the moon은 새로운 해석은 마음에 쏙 들었다.
  • 9 by Damien Rice: 아끼는 앨범 목록에 높은 순위는 아니더라도 들겠지만, 들을 때마다 우울해 져서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노래 잘 만들었다.
    영화/DVD

  • 멋진 하루 - 배트맨 시리즈에 열광하고 스타워스 연대기를 고3 국사 연대표보다 잘 외웠던 내가 이 영화가 좋았다고 말하니, 사람들이 어리둥절할 수 밖에
  • Michael Clayton - 2007년 개봉작이지만, 2008년에 DVD로 더 많이 봤다. 물론, 2007년 겨울 극장에서도 자리를 찾이 하고 있었다. 난 이런 영화가 좋다.
  • the Dark Knight - 같은 배우 같은 연출 같은 제작이 만나 다음 편도 만들어 달라
  • 고고70 - 한 영화평론가는 말했다. 2008년 가장 저평가된 한국영화이다. 나 그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 Two Thumbs Up
  • Happening - 순전히 Zooey Deschanel 때문이라고 누군가가 이야기한다면, 반박하지 않겠다.
  • I want to believe – the X-files - 극장을 찾는 건 오래된 팬으로서의 당연한 행위였다. 이전 영화판보다 우월했다. the X-files는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약간 힘을 빼고 있어야 한다.
  • Paprica - DVD로 만난 곤 사토시(今 敏) 감독의 명작 중 명작이라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영화 - 라고 하면, 단지 그건 만화가 아니더냐?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내 주위엔 많다.
  • 東京代父 - DVD로 만난 곤 사토시(今 敏) 감독의 작품.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로 소개되었다. 한국판 제목도 나쁘지 않다. DVD를 보면, 항상 불만이 많아지는데, 그 중 하나가 자막이 불성실하다는 것이다. 극중 중요 등장인물의 이름으로 ‘키요코’가 나온다. 이 이름으로 수 컷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키요코’가 ‘淸子’란 말인지 시청자가 어찌 알겠는가.
  • 적벽대전 - 다소 아쉽지만, 다음 편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 업무와 관련된 서적 등 실용서는 보름에 1권 이상 읽었으나,
  • 업무와 관련이 없는 책은 잔뜩 사기만 했지 끝까지 읽어낸 책이 없다.
  • 구매 서적 數로는 2008년이 최고였을까?
    Web Environments

  • Google
  • Google
  • and Google
  • me2day
    Computing Environments

  • Virtualization
  • x86_64 – 0×86
  • OpenOffice 3 / StarOffice 9
  • OpenSolaris 2008.11
  • Grid Computing – Cloud Computing
  • Software As Service
  • the Death of Hardware
    Footprints

  • Las Vegas NV, US. (Mojave Desert; 사막에서 길을 잃었다)
  • 서울 부산 광주 대전 대구 춘천 기타 각 도시에서 반경 100Km 이내 여러 곳.
    Big Events (발음을 ‘비끄-이벤-뜨’로 하고 싶다)

  • 진급 – 하지만 연봉의 변화는 없다.
  • 생애 최초의 부하직원 – 하지만 인사권은 없다.
  • 봉급쟁이 생활 만10년 돌파 – 하지만 富의 축적은 없었다.
  • 타인의 죽음을 확인하는 과정은 언제나 괴롭다.
  • 친구들 사이 유일한 미혼이 되다 (사실혼 관계 1인 제외)
  • 사고 수리 후 수일 지나지 않아 다시 사고난 내 차, 엔진 성능만 동급 최고.

여전히 매스 미디어와는 단절된 삶을 살고 있다. 잠깐 TV수신기를 붙혀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 보았지만, 얼마 가지 못하여 떼어냈다. 예상대로 잊혀져야 할 뒷집 식구들은 여전히 방을 안빼고 있었고, 좌우로 구분해야 할 줄서기를 앞뒤로 구분해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렇다고 새로 이사 온 앞집 식구들이 잘하고 있는 모습을 찾아 보기도 힘들었다. 세상사 이렇게 혼잡하게 돌아가는 데에는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 이유는 내가 굳이 알지 않아도 괜찮을 듯 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안다고 하여 달라질 것도 없어 보였다. 80년대와 함께 사라졌어야 할 실체없는 유령들이 광화문을 누비고 있는 동안은 그저 음악이나 듣고 영화나 보다가 월급에 충실하게 살면 그만인 것이다.

유소년 시절, 일 주일이 죽었다 깨어나도 다가오지 않을 것 같아 안절부절이었는데, 오늘의 일 년은 봄 방학보다 짧게 느껴진다. 사실 위에 적어 넣을 음악과 영화에 대한 목록이 한 참 길었는데, 조사해 보니 2007년 심지어 2006년에 산 음반과 그 때 본 영화가 있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숙제이다. 버릇없는 아랫것을 다루는 법을 아직 배우지 못했고, 일 못하는 상급자의 터무니 없는 지시에 적절히 대응하는 법 또한 배우지 못했다. 결국 하릴없이 그냥 하는 것이었다. 친구들과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하였고, 가족과의 유대도 간신히 연락받음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일 일 일도 못하는 녀석이 매일 일 타령이다.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혹은 스스로 나의 생존을 확인하기 위해 난 끝없이 일에만 매달리는 바보가 되었다. 작년 이맘 때 내년에는 그러지 말자는 다짐을 했것만.

여전히 인정받고 싶을지언정 기대받고 싶지는 않고, 사랑이라는 굴레가 이유없이 타인의 이야기로만 생각된다. 행복의 기준은 모호하고 무엇을 위해 어떤 것을 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만 잘 하려는 안주가 나의 2008년 대부분의 시간을 채워버렸다.

good-bye 2008. 다시는 만나지 말자.

내가 이 땅이 싫어지는 이유

조금만 힘을 가지면, 청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조금만 힘을 가지면, 청탁을 거드름 피우며 받아들여 자신의 지위를 과시한다.

조금만 안면이 있으면, 청탁을 하려한다. 이것의 성공여부가 유대의 가늠자가 되고 능력의 기초평가가 된다.
조금만 안면이 있으면, 그와의 유대를 미끼로 사람들을 농락하려 한다.

들이대기가 힘들면, 연신 굽신굽신 거리며 발가락이라도 빨아줄 태세이다.
들이대기가 실패하면, 세상에 동원할 수 있는 (그래봐야 얼마 없지만)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갖추어 그를 매장시키려고 안달이다 - 이런 치졸한 행위에 쏟을 시간과 노력을 미리 했다면, 세상의 옳은 질서 속에서도 안될 것이 없었을 터인데.

술과 연줄과 청탁과 원칙 위배가 성공의 열쇠가 되는 이 땅의 직장문화,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기반되는 한국사회의 구성방법. 이 것들에 익숙해지고 이 것들 틈에서 스스로 행함에 주저하지 않을 때 어떠한 거부감도 없을 때 비로소, 사회인이 되는 것이다 건실한 成人이 되는 것이다. 원칙과 소신 그리고 도덕률은 이미 난지도와 함께 지하 깊숙히 묻혀 버렸다. 흔적을 찾으려면, 시간을 逆으로 돌려 돌려 돌려 돌려 돌려 돌려 돌려 보아야 한다,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생각해 보니, 기억을 다시 돌려보니

어려울수록 善業 쌓아야 禍가 福으로 돌아와 - 법정 스님, 동아일보

- 참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이것이 제 업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불교에서 ‘사바세계’란 ‘참고 견뎌야 할 세상’ 또는 ‘겨우 견딜 만한 세상’을 말합니다. 세상만사가 우리 뜻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만 그렇지 않아요. 하지만 이 때문에 인간들이 노력을 하게 되고, 여기에 삶의 묘미가 있지요. 또 힘든 일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인간이 더욱 성숙해지는 것입니다.”

- 인간은 왜 그렇게 종교에 집착하고, 절이나 교회를 떠나지 못합니까.

“모든 종교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이 내 종교입니다. 절대 종교에 얽매이지 마세요. 특히 종파적이고 원리적인 종교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불교든 비(非)불교든 자기 종교의 좁은 길로 가지 말고 크고 넓은 보편적인 신앙의 길로 가야 합니다. 종교적 주관은 잃지 말되, 신앙생활 한다는 냄새는 피우지 마세요. 종교 때문에 가족 친구들과 다퉈서도 안 됩니다.”

생각해 보니, 나에게 法名이 있었고, 기억을 두둘겨 보니, 절간에 ‘잛게’ 기거하면서 정진하는 척을 했던 적도 있었다. ‘사바세계’가 원래 ‘겨우 견딜 만한 세상’이라니 위안이 되고, 노력하지 않아도 종교의 굴레에서 자유로운 나의 주관적 방탕함에 비웃음일지언정 입술을 실룩거릴 일이 있어 좋다.

세상, 보는 방향과 거리에 따라 많이 다른가 보다.
내일도 ‘참고 겨뎌야 하는 세상’ 속으로 뒷걸음치며 접어 들겠지.

믿음이란…

믿음이란 얕아 보이는 바다와 같다.
- 난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