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03, 2013

6 Days in Shanghai - Day 1


가까운 김포공항에서 출발했다. 김포공항 국제선은 국내선과 다를 바 없었다. 혹은 더 산만해 보였다. 면세점이 있긴 했지만, 무어라 평가하기가 어렵다.

처음 타본 중국동방항공 여객기. 오래된 국내선 비행기보다 불편했다, 여러가지로. 기내식은 먹을 만한 것이 아니었고, 함께 타고 있던 승객들은 꽤나 수다스러웠지만,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가 아니었기에 일종의 백색 소음처럼 느껴졌다.

내린 공항의 상태는 김포공항보다 나빴다. 처음 들이키는 상해 공기도 상쾌하지 못 했다. 엄청난 교통체증을 뚫고 도착한 호텔은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오아시스 같았다. 다만 너무 많은 종사자들이 입구부터 곳곳에 서 있어 당황스러웠다. (대부분 서 있기만 하거나 동료들끼리 수다에 열중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이 곳 상해의 어느 곳을 가도 시설과 장소를 위해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우리의 곱절 이상은 되어 보였다.


시간이 있었다. 호텔 가까운 거리를 걷기로 했다. 조금 걸었다. 한 도시를 느끼는 방법 중에 걷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고 난 생각하고 있다. 걸으면서 상해의 도심 풍경에 잠시 즐거워했다.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장면들 속에 내가 있는 듯 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왜곡되어 과거와 현재가 이음매 없이 연결되어 보였다. 걸으면서 느꼈던 이러한 재미는 이 도시의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혼돈에 가까운 무질서로 피로가 되어버렸다.





요상한 눈빛을 가진 제복입은 사람들,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걸인들, 쓰레기 더미 앞에서 파는 음식, 차는 연신 경음기를 눌러댔고 신호를 지키는 행인도 차도 자전거도 공안(公安)도 없었다.

모두 거만하게 생기거나 기형의 모습을 한 자동차들. 작부(酌婦)처럼 입은 여자 아이들. 모두 삶에 찌든 것을 자랑하는 표정. 5월에 맛보는 장마철 습도. 무어라 형용하기 힘든 공기의 무게 그리고 곤란한 호흡.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세 시간이었지만, 거리를 걷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숙소로 돌아왔다.
호텔 안은 최상급 미소와 서비스가 넘쳐 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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