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31, 2011

SM3 - VW Golf, Thinkpad - T43 - T410 그리고 한글 - 한국어

새로운 차를 살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을 1년째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내 차가 총주행거리 100,000Km를 돌파하였습니다. 그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였습니다.





사실, 앞에도 뒤에도 차가 없는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여유있게 찍은 것입니다. 정면 주시하고 전화기를 계기판에 밀어 넣어 찍는다고 뭐 잘 찍히지는 못 했습니다. 나름 안전을 생각한다고 한 행위이지만, 이 행위는 시작부터 잘 못 된 것이니 할 말은 없습니다. :-(
그나저나 5년 동안 실내세차 1회라는 기록이 반영되고 있군요. 더럽습니다.

SM3Golf

내 차는 계기판이 말해 주듯 SM3입니다. VW Golf에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오다가 이제는 실행에 옮겨야 할 때이다 - 라고 마음을 먹는 순간, 지금의 차가 스스로 튜닝이라도 한 듯 신차의 성능을 냅니다. 참 고민이 됩니다. 이 녀석이 내 마음을 읽는 무기체인지는 모르겠으나, 차 한 번 잘 만들었다는 생각도 합니다. 연비도 신차에 가깝고, 성능도 기대 이상(신형 쏘나타와 경쟁 가능하다 말하고 싶습니다, 이유? 모르겠습니다. 혹시 수동이라서?)이며 나머지 어떤 것도 10만 킬로미터를 주행한 차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래도 VW Golf를 보게되면 가슴이 뭉클 두근 욱씩거립니다.

  • 뭉클: 사춘기 때부터 정말 가지고 싶은 차이기 때문에... 이 나이 먹도록 아직도.

  • 두근: 나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에. Dream Come True!

  • 욱씬: '가능성' 이전에 이성적 판단을 해 보면 사서는 아니되기에; 이 연결성 부족한 결론 도출은 마치, '사랑하기에 떠나보낸다'라는 지난 유행가 가사처럼 마음으로 읽히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무엇과 같다.



brand new car?

오늘 고속도로 진입직전 만난 저 차는 무엇일까요? 새 차들이 쏟아져 나오는 느낌의 계절입니다. 사람이 관심을 한 군데 가지면 그 대상과 그 주변이 무척 대단하고 크게 보이는 법이죠.

가슴을 뛰게 한다고 하여 항상 새로운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ThinkPad T410

ThinkPad T410의 터치패드 모습입니다. (더럽군요)

ThinkPad T43

ThinkPad T43의 터치패드 모습입니다. (더럽습니다)

디자인의 차이가 눈에 들어오는지요? 신형인 전자는 팝파랫과 터치패드가 같은 위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후자는 터치패드가 조금 아래로 들어간 모습입니다. 이게 무슨 차이를 만들까요?

타이핑을 하거나 '빨콩(트랙포인트)'을 다룰 때 손바닥이 터치패드를 눌러 입력을 간섭하는 것을 T43은 방지할 수 있고, T410은 그렇지 않다 - 라는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회사에서 받은 T410. 아직 집에서 현역 생활을 하고 있는 T43. 하루에도 몇 번씩 신경질적인 반응을 자아내는 T410. 몇 년이 흘렀는지도 모르겠지만, 아직도 사랑스러운 T43. 너무도 사소한 부분인 것 같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엔지니어링에 무지한 산업 디자인은 이렇게 실패하고 그 반대는 저렇게 명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겠죠.

사실 이쁘게 만들기 위해 기술적인 요소를 무시하거나 편리를 포기하는 경우는 Apple의 제품에서 가장 많이 나타납니다. 이런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거친 언어를 포함하여 이 발언에 대하여 심각한 비난을 할지 모르겠지만, 진실입니다 :P 언제 시간이 허락되면 연제를 하고 싶은 마음도... (후훗)

음... 아무튼, 이 말은 하고 싶은데, ThinkPad의 '빨콩'은 인류가 고안해 낸 많은 전산입력 장치 중에 버금상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으뜸상은? 전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마우스? 글세요... 마우스는 대체 가능한 유사 기술이 많고 그 중에 하나가 '빨콩'인지라...

(다시) 가슴을 뛰게 한다고 하여 항상 새로운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Ubuntu 11.04 on ThinkPad T410

Ubuntu 11.04를 설치했습니다. 회사에서 Big Brother의 쁘락치를 지울 수 없게 설치(이럴 땐 속어인 '깔아놓았다'가 제격인 듯)해 둔 Windows 7 체제에서 벗어나야 겠다는 생각과 업무 특성 상 Microsoft Office는 OpenOffice.org로 대체 가능하고, Microsoft Internet는 안써도 무관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T410을 받기 전에 쓰던 Lifebook은 Ubuntu로 Solaris로 지속적인 삶을 살기도 하였습니다.

Ubuntu 11.04 on ThinkPad T410

아... 설치 과정에서 보여는 화면조차 사랑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 ~ ~ ~ ~ 그리고 딱 3일을 동거했습니다. Lifebook의 마지막 OS 버전이었던 Ubuntu 10.10으로 다시 설치했습니다. Canonical에서 Unity라는 GUI Shell을 Ubuntu 11.04에 넣었습니다. 참 아름다웠습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무엇이든 '아름답다고' 모든 게 용서되지 않습니다. 춘기발동기 인간 수컷들이야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Ubuntu

Unity Shell은 여름 한 철 농약 한 번 안뿌리고 방치한 사과농장 같았습니다. 유기농도 좋지만, 사람이 먹을 만한 걸 수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각양각색의 버그들이 구석구석 집을 짓고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그래서, Unity를 무시하고 Gnome 3로 가려고 하였습니다 - 이 마음이 싹트는 시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후회로 보상되지 않는 아픔이 찾아왔더랬습니다. 지금은 Ubuntu 10.10으로 재설치하여 안도와 안락을 동시에 맛 보고 있습니다.

Ubuntu를 내 취향에 맞게 최적화를 하고 이것저것 네트워크를 뒤져 필요한 것들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쓰던 IME의 이름도 잊어버려 허우적 거리다가 한국어 입력 등에 대하여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참 이상한 반응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용자가 '한자'입력의 불편함등에 대하여 적은 글의 대수의 반응은 '중국어 입력기를 쓰세요'였습니다. 아니 이건 뭐라고 해야할지. 그리고 한 배포판의 기본 서체에서 한자를 무조건 한글발음으로 바꾸어 보여준다는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자 대다수의 반응은 '한자는 청산해야할 사대주의', '한글만세' 였습니다. 어이쿠... 이걸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이들은 대부분 '한글'과 '한국어'도 구분하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시대가, 이 땅의 이 순간이, 과장된 혼돈과 무질서적인 가치혼란을 조장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사회·정치적 운동에 줏대없는 대다수의 정치인들이 영합하는 결과, 우리가 아닌 너와 나로 구분되는 사고의 판단이 요구된다지만. 할 말이 없습니다.

그나저나 눈이 침침한데, 안경은 도체 어디둔거지?

안정화된 Ubuntu에 LaTeX는 더이상 '삽질'하지 않아도 Ko.TeX 패키지까지 순탄히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LaTeX로 이력서를 새로이 적는데, 옛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이렇게 견고하고 아름다운 마크업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이름없는 많은 이들에게 감사해 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밤입니다.

Sunday, May 29, 2011

時間

행복한 삶이라는 무엇일까요?

행복한 삶이란, 時間이라는 것을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 간의 화목과 사랑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金科長님도 한국사회의 진보를 위해 불철주야 키보드 워리어로 변신을 거듭하는 대학생 李君도 선택한 직업에서 자아실현을 하겠다는 윤리 교과서적인 생애를 계획하고 있는 신입사원 鄭氏도 시간이 허락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時間을 내 손으로 계획하고 사용하고 나의 속도로 영위할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해 내려 합니다. 고객 중심의 조직에서 십수년간 일한 서울 사는 陳氏는 도저히 그 기억을 떠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객호출에 시달리고 있고, 어떤 1년은 휴가를 하루도 못 간 건 잊더라도 토·일요일이 사라져버려서 그 한 해 동안 온전히 쉴 수 있었던 일자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 사는 陳氏는 시야를 좁혀, 지난 며칠동안 시간이 지나간 속도와 방향에 대하여 생각합니다. 삼사일에 1천 킬로미터 운전하는 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時間을 계획할 수만 있다면 하루 이틀에 1천 킬로미터 운전도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시간입니다.

陳氏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술약속 하나를 지켜냈습니다. 물론 陳氏와 술을 한 잔하기 위해 그는 5시간 남짓 기다렸습니다. 예상치 못한 결과로 지체된 지방 출장을 마무리하고 금요일 저녁 지옥같던 고속도로를 뚫고, 자가용을 주차하였을 때 주행거리를 확인했습니다. 981Km.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상당히 늦어버려 '약속을 어기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 약속을 지키러 가고 있었습니다. 전화기로 email을 봅니다. 별일 없습니다. 네이버 스포츠에 올라온 야구 이야기들을 봅니다. 지난 며칠 간의 롯데 경기를 기웃거려 봅니다. facebook을 봅니다. 시시껄껄한 이야기들 사이에서 한 후배직원이 조모상을 당한 듯 글을 발견했습니다. 전후 올라온 짧은 글들을 미루어 보았을 때 그러한 듯 합니다. 벌써 오늘은 이틀 째, 잠시 뒤가 되는 내일이 발인입니다. 그 후배직원의 근거지는 여기서 400Km 넘는 곳입니다.

왜 이틀째인데 아무도 조문을 간다는 이야기가 없었는지 잠시 생각하다가, 상주가 아니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다가, 그래도 한 사람 즈음은 간다고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하다가 - 이러면서 난 왜 여기 있는가? 라는 생각을 아주 짧게 했습니다. 서울 사는 陳氏는 시간적 공간적 문제 그리고 회사의 일반적 조문방법을 머리 속에 열거하며 올해 들어 처음 지켜낼 것만 같은 술약속에 마음을 팔았습니다. 그리고 팔아버렸던 마음은 사실 덜 팔렸고, 그 마음이 아직도 편치 못 합니다.

문제는 時間이었고, 그 時間없는 삶에서 가끔 時間을 쪼개야하는 상황이 닥쳤음에도 時間을 탓하는 자신을 陳氏는 발견하였습니다.

陳氏는 일요일 새벽을 멀쩡하게 깨어 있으면서 생각을 합니다. 나의 시간은 언제부터 나에게 없었을까? 아주 조금 잠깐 나를 찾아 왔을 때 그 시간을 어떻게 대하였는가? 陳氏는 불편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생각의 동아줄을 놓지 않고서 행복과 멀어져있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과도하게 남탓을 한 번 해봤다가 심하게 자신을 탓해 보기도 합니다. 이러다 지치면 잠들 것입니다.

Tuesday, May 24, 2011

Baseball Monday WK21 2011



어제까지 프로야구 순위는 다음과 같다.


순위 팀명 경기 승 무 패
01 SK 37 25 0 12
02 LG 41 24 0 17
03 삼성 41 22 1 18
04 KIA 41 20 0 21
05 롯데 40 18 2 20
06 두산 39 17 2 20
07 한화 42 16 1 25
08 넥센 39 15 0 24



1 ~ 4위 그리고 5 ~ 8위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더 상세히 말하자면, 개별 순위는 바뀔 수 있을지언정 상·하위 대열 안에서 움직일 것 같다는 것이다. 이제 전체 경기 3할을 소화했고, 야구는 인생과 같아서 끝까지 모르는 일이다! 라고 말한다면, 앞서 난 '느낌'이라는 단어를 썼음을 강조하고 싶다. 단지 살짝 다른 결과를 점친다면 - 역시 '점(占)'이라고 표현했음을 강조! - 현재 6위 두산과 현재 3위 삼성이 서로의 대열을 교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난 자이언츠의 팬이다 - 롯데 팬은 아니다 - 하지만, 뜨거운 팬의 마음과 소망을 대입하여도 자이언츠는 아랫쪽 대열에서 시즌을 마칠 듯 하다. 올해 4강은 힘들 것 같다. 물론 여기에도 변수는 있다. 우선 프런트의 물갈이에 이어, 감독의 경질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이언츠 역사상 최강의 라인업을 갖추고도 가을 야구는 작년까지의 역사로 만들지도 모른다.

자이언츠, 승률을 빠르게 5할에 올릴 정도로, 이기는 경기 많았다. 위닝 시리즈 많이 했다. 자, 승·패만 보지 말고 1회초부터 9회 혹은 12회말까지 지켜본다면 이기는 경기 중 순수하게 자이언츠가 잘 해서 이긴 경기는 얼마나 되는지 손가락을 꼽고 졸업이후 한 번도 써보지 않은 공학용 계산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알 수 있다. 절반도 안된다. 상대팀과 '병맛야구'를 근성없이 하다가 결과적으로 승수를 챙긴 경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프로야구 Single A급과 Major League급 선수들이 9명 안에 뒤섞여 주전으로 뛴다는 상황에서는 어느 구단도 '병맛야구'를 할 수 있다. 그 점은 그다지 슬프지 않다. 유독 자이언츠의 '병맛야구'는 럭비공처럼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점이 슬프다. 가끔 감독이 라인업을 짜면서 '병맛야구'를 예고하기도 하고, 특정 선수의 혹사를 통하여 3주 뒤 '병맛야구'를 점치기도 한다. 하지만,

Lotte Giants 2011 Spring

더욱 눈물겹게 하는 건, 이제 선수 누구도 웃지 않고 선수 누구도 서로에 대하여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최소한 중계 카메라가 비출 때만은 - 모두 (아직도) 눈치를 보고 애써 담담해 하려는 분위기이다. 가끔 누군가 역전안타나 끝내기 홈런을 친다면 선수인지 팬인지 모르게 흥분하고 환호하지만, 웬지 그들은 '오늘은 선생님한테 혼나지 않겠구나'라는 느낌의 안도가 얼굴에서 그려진다.

우리 서로 즐기며 프로다운 좋은 경기를 해 보자 - 라는 모습은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비록 나쁜 경기였다 하더라도 내일 더 좋은 경기를 하면 된다 - 라는 서로의 신뢰가, 팬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것이다.


송지선 아나운서가 숨졌다. 오늘.

Jiseon Song 송지선Jiseon Song 송지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녀에게, 사람들은 여전히 무책임하다.
얼굴없는 돌던지기에 가녀린 마음을 가진 자는 힘없이 포기하게 된다. 우리는 근거없이 대상을 미화하고 근거없이 대상을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데에 너무 익숙하다. 가끔 우리는 '근거'가 있다고도 말한다. 단지 '호감'을 '나'에게 주고 있는가 아닌가 이다. 그 '호감'이라는 것이 말이다 - 우리 사회의 존망을 위협하여도 '호감'만 갖춘다면 모두의 영웅이 될 수 있지 않던가?

길지 않더라도, 야구를 사랑한 故송지선의 넋을 위해 그녀와 우리를 생각하자.

Friday, May 20, 2011

부산에서 이튿날

결국 일이라는 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고 끝납니다. 경산에서 하루 그리고 부산입니다. 부산에서의 일이 좀처럼 잘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고객이라면 멱살잡이 직전으로 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고객께서는 참 잘 이해해 주십니다. 뭐든 다 해주고 싶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이렇게 움직이나 봅니다. 내일 다시 그 고객을 위해 일정을 늘려 만나러 갑니다.

부산입니다. 제가 자란 곳입니다. 서울 친구 · 동료들이 저의 성장 장소를 알고 사투리 구사를 요구해도 잘 안됩니다. 참 이상합니다. 그런데, 이 곳에 오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이티브 수준의 사투리를 구사합니다. 정말 이상합니다.

부산은 올 때마다 새로움이 있습니다. 도시가 조금씩 변화하고 그 방향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도로가 잘 정비되고 있으며, 요란스럽던 간판들도 정중해지고 개성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악명 높던 도로의 정체와 사람이 다니는 길인지 손수레가 다녀야 하는 건지 차도인지 구분이 안되던 곳이 경쾌해졌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좋아지려는 의도가 보입니다.

물론, 마천루(摩天樓)식 아파트들이 새마을 시대의 주택들을 밀어내고 경쟁하듯 어깨싸움을 하는 경향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벌써 도심이 아닌 곳 신시가지가 아닌 곳은 사람들이 줄어들고 빈집이 생기고 있습니다. 저 마천루들도 입지를 보아 머지 아니한 미래에 같은 운명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민선 1기 시장선거 때 '500만 부산시민 여러분!' 이라고 유세들을 하시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340만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시민이 떠나면 도시는 노쇠(老衰)하게 될 것입니다. 떠나는 시민들은 대체로 생산력을 가진 젊은층입니다.

부산에 대하여 가진 기억 중에 지금도 유효한 것 하나는, 낯선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것입니다. 저도 해 보았습니다. 당하면 당혹스러운데, 반대 입장이 되니 살짝 재미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버스 안에서 한 처자와 눈싸움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 처저 얼굴이 굳었습니다. 그 순간 이후 더 이상 이 놀이는 안하고 있습니다. :P

멀리 보는 바다도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몸으로 느끼는 바다가 더 좋습니다. 내일 일이 제대로 끝나면, 어느 바다가이든 맨발로 해변을 걸으며 수평선을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10분이면 충분할 듯 합니다. 유년시절 바다의 짠냄새가 그렇게 싫었습니다. 우스운 일이지만, 촌스럽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런 기억이 어렴풋하게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바다의 냄새가 심박수를 낮추고 온몸의 근육을 풀어주는 느낌입니다. 어머니의 된장찌게 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참, 각 바다마다 다른 냄새-내음-향기-아무튼 그런 게 있다는 거 아시나요? 어머니 된장찌게 같은 내음은 해운대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태종대는 어머니 김치찌게 같습니다.

Wednesday, May 11, 2011

during the past few days

우울하면 여성분들만 쇼핑을 하게 되는 건 아니랍니다.

happy hacking keyboard

아주 오랜 시간동안 소망하였던 (하지만, 사치라고 판단하고 있었던) HHKB를 질렀습니다. 다음 날 가격에 신경이 많이 쓰여, 약간의 후회가 되는 탓에 구매 취소를 하려는 순간, 이미 배송이 완료되었더군요 - 배송이 이렇게 신속하다니. dip switch로 이것 저것 조정해도 적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무각 모델을 샀다가는 눈물 흘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키감'이라는 건 칭송하여 왔던 Sun Type 3 keyboard(사실 HHKB가 Sun Type 3와 유사한 키배열을 가지고 있습니다)보다 좋습니다 - 그런데 이거 계속 써야하나...

happy hacking keyboard

르노삼성자동차 고객관리하는 곳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대충 1년에 한 번 정도 '잘 타고 있으냐', '불편한 건 없느냐' 등등의 질문을 해 오는 곳입니다. 구매한지 대충 5년이 넘어가니깐 질문의 패턴이 살짝 변한 것 같습니다. '차를 언제 바꿀 생각이냐', '어떤 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느냐?'라더니, 신형 SM5에 대하여 (비교) 설명하고 - 덜커덩 가격표를 집으로 부쳐 주었습니다. 약한 수준의 동요가 있었습니다 - 사실입니다.

SM5 price list

나의 마음 가득 VW Golf가 차지하고는 있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서점에서 놀아봅니다. 파릇파릇할 땐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놀이터였는데, 아무튼. 어린 시절 나의 세계관을 왜곡시킨 문제작, 건담에 대한 책을 샀습니다.

일년전쟁사 기동전사 건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충실하였습니다. 이런 이야기에 정신이 쏠려있던 시설의 '나'를 기억해 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몇 권을 더 집어 왔습니다. 신곡 3부작 중 '연옥'은 없었습니다. 활자로 인쇄된 '두꺼운' 신곡보다 번역이 잘 된 듯 - 해서 샀다고 변명을 해보지만, 주머니 사정 생각도 좀 해야하는데...

집으로 오는 전철 속에서 다 읽어버린 '똑 바로 일하라'. 저자가 나를 대변해 주는 거 같아서 울컥울컥거리며 읽었습니다. 메니저에게 선물하고 싶은 1위 아이템이지만, 선물했다가는 월급쟁이 인생에 큰 흠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시도해 볼까?)

2011년 5월 5일 어린이날 롯데 사직 경기

롯데 자이언츠가 2011년 어린이날, 사직을 찾은 모든 이들에게 욕먹을 경기를 했습니다. 근성도 없었으며, 즐거움을 찾을 수도 없었으며 - 경기 후반에는 '심지어', 성의없이 포기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사직의 관중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잘 떠나지 않습니다. 이기든 지든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이언츠 다운 경기를 할 때 지는 경기라고 할지라도 기립박수를 보내는 걸 주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날 '무성의'가 들어나는 그 순간 절반 이상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감독이 바뀌기 전까진 이런 분위기 계속될 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나저나 우리 다우는 참 운이 없습니다.



어찌되었든 '내 집을 짓자!' 꿈은 저물지 않고 있습니다. 땅 구경, 잘 빠진 단독주택들 구경 많이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면 (아파트를 사는 것과는 달리) 붓게 되는 돈은 회수 불가능한 지경 - 즉, 투자가 아니라 소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감히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엄청나게 비싼 차를 사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해도 딱히 틀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똑바로 일하라 rework

징검다리 연휴라고 하여 꿀이 흐를 것 같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 징검다리 중간 중간 검은색 글자로 빠지는 날마다 강도 높고 살짝 이성을 잃을 일에 뒷다리가 잡혀서 감정의 폭주를 경험하였습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에게 실망을 한다면, 고객은 절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참 실망스러운 관계부서의 업무처리를 경험하면서, 이 회사에 돈이 넘쳐나 이런 고객 따위는 신경 안써도 되거나 - 곧 망할 날이 가까이 다가오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교차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적 상황'에 맞추어 일하는 것, 저도 싫습니다. 소위 한국적 상황이라는 딱지는 뒤에 부조리와 불합리 그리고 너무 많은 예외를 편의에 따라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하자는 의미가 강합니다. global standard라서 어쩌고 저쩌고... 이런 변명 참으로 가소롭습니다. 이런 변명하는 사람 대부분은 global standard가 뭔지 모릅니다. 이런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딱 하나 있습니다. 계약서에 있는 수준을 지키자는 것입니다. 계약서는 모든 일의 시작과 과정과 끝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딱히 좋은 나날은 아니었습니다.
꿀이 흐를 것 같았던 약속의 '징검다리' 연휴는 끝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