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29, 2011

부산, 서면에서 3시간

Seomyeon, Busan

Seomyeon, Busan

Seomyeon, Busan

서면 - 전포동 하면, 내 머리 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학원과 공구 그리고 부품상이다. 공구상 아직 몇 군데는 남아 있다.

Seomyeon, Busan

서면의 거리는 한적했다. 나의 기억이 맞다면 - 예전의 - 이 시각이면 이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차와 사람 버스와 택시 사람과 사람 노점상과 호객꾼. 어디 부딛히지 않고 다섯보 이상 걷는 게 힘들었던 거리. 말끔하게 정돈된 보도와 차도 만큼, 사람 많이 없는 이 거리가 무척이나 낯설었다.

Seomyeon, Busan.

잘 정돈되고 '시내 중심가'로서는 너무도 한산했던 거리를 감상하다 동보서적으로 향했다 - 만, 동보프라자는 있었지만, 그 속에 신나라레코드도 있었지만, 동보서적은 자취를 감추었다. 서면에서는 그럼 서점이 없는 건가? 아니다. 기억해냈다. 범내골 쪽에 교보문고가 있다. 학생이었을 때, 교보문고 부산입점을 맹렬히 반대하던 지역 출판-유통-도소매업자들이 모든 서점의 문을 닫아버려 곤란을 겪었던 일이 생각났다. 참고서 못 사면, 공부 안해도 된다는 안도감에, 지금의 '나'라면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었을 것인데, 그 땐 왜 그랬을까? (공부를 잘 한 것도 아니었으면서)

Seomyeon, Busan

저 쪽으로 넘어가면 본격적인 음주가무의 무대로 진입할 수 있다. 금강제화는 그래도 있구나 - 새단장했네.

Seomyeon, Busan

프라이몰이 아니라, 프리몰이란다. 뭐, 고유명사는 지은 자의 마음이니깐.

Seomyeon, Busan

추억의 미니몰이 있던 자리는 유니클로로 바뀌어 있다. 온갖잡화를 다 팔던 미니몰 - 학용품에서 화장품 장신구 캐쥬얼 의류까지 ... 난 저기 있던 미니몰에 들어가는 걸 무척이나 싫어했었던 기억이 있긴한데, 이유는 생각나질 않는다.

Seomyeon, Busan

그래서 도착한 교보문고. 동보서적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 했으면 굳이 오지 않았을 곳. 1층과 (거대한) 지하 1층으로 이루어졌다는 걸 알지 못 하고 - 너무도 협소했던 1층에서 10분 동안 절망했다.

Seomyeon, Busan

교보문고는 서면의 거리보다 더 한산했다. 분위기가 폐점직전으로 오인되기 좋다.
아무튼, 서점에 들어오면 책을 사지않고 못 나가는 성격에 딱 한 권만 사기로 마음먹었지만 - 세권을 계산대에 올려 놓게 되었다. 사실 여섯권을 집었다가 세권을 내려놓기 까지 적잖이 깊은 고민을 했다.

그 중 한권은 맥도날드와 한 커피점에서 다 읽어버렸는데 - 어설픈 속독주의자 - 나보다 열 살 즈음 어른 여성분께서 자신의 신세한탄을 기행문에 묻어내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내가 미리 알아차리지 못 하고 '제목'에 혹하여 샀다는 사실에 몸을 부들부들 떨 뻔했다( <- 이런 식의 글쓰기는 얼마나 읽는 자에게 어떤 고통을 주는지 실증하는 문장이다 - 그 기행문이 딱 이런 느낌의 문체에 여든이 넘으신 어르신께서도 잘 모르겠다는 인생을 짤막히 단축시켜 한탄을 겯뜨리고 있었다).

나머지 두 권은 내일 읽자.

Seomyeon, Busan

출장 저녁은 맥도날드에서 더블파...어쩌고 하는(기억력이 이렇게) '6번 세트'로 수습하고,

Seomyeon, Busan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다리 꼬고 앉아 아저씨의 청승을 제대로 떨었다. 혼자 테이블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남녀를 불문하고 나 혼자...라니. (맥도날드에서도 그랬는데)

Friday, March 25, 2011

mozilla firefox learns from google chrome

mozilla firefox has been updated to version 4.0 and it looks like the google chrome web browser.

firefox UI changed like a google chrome

everybody knows google chrome UI is simple and efficient.
... & something from IE7 (alt key can be a trigger to get menu bar)

Tuesday, March 15, 2011

one day the day after

이웃 日本의 재난 소식으로 마음이 무거운 어느 날, 서울 사는 陳氏는 한국의 어느 중소도시로 출장을 갔다. 요구는 있으니 준비는 없는 - 기대는 있으나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 못 하는 - 분위기가 팽배한 그곳에서의 일은 긴 기다림의 연속으로 마무리되고 陳氏는 동료들과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시내로 나섰다.

시내의 분위기는 정체성의 소실과 지루한 내전을 겪은 시민들이 급조한 도시의 내부처럼 음산하고 혼란스러웠으며 쓸모없이 거대한 가운데 쓰레기로 치장되어 있었다. 택시들은 좁은 길을 모두 점령하였고 여기저기 마구 주차해 놓은 주인 없어 보이는 차들이 보행을 방해하였고 공기는 습하고 차가웠다.

디스트로피아 미래관을 가진 공상과학영화에 애정있는 사람들만 사는 도시일까?
사실 그곳은 문화와 전통을 내세우며 교육의 도시로 알려지길 바라는 곳이라는 사실을 陳氏는 외면하고 싶었다.

지난 금요일 주말을 앞둔 어느 시점에 동쪽 이웃나라, 日本에서는 인류역사에 기록될 재난과 마주하였다.

그리고 수일이 지난 오늘, 외신과 국내 언론들은 '인류 정신의 진화를 보여줬다'며 일본 시민들의 차분하고 질서있는 모습에 놀람과 함께 찬사를 보내었고, 국내일간지 특파원이 전한 일본인의 모습은 오늘의 한 중소도시에서의 경험과 대치되며 부러움에 우울함이 겹쳐 깊은 상심을 느끼게 되었다.

계획대로 그 때 그 시각 東京의 한 거리를 보행 중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이런 상심보다는 생존에 경종을 울리는 목소리에 반응하며, 그 중소도시의 시민들처럼 행동했을까? 아니면 일본인처럼 행동했을까? 陳氏는 陳氏에게 물어본다.

Monday, March 07, 2011

after Singapore Days - 한국인에 대하여

싱가포르에서 엿새를 보내면서 든 우리에 대한 생각.

종종 주위의 한국인들의 무례한 행위로 내가 한국인임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 일은 마지막 날 한 번 더 일어났습니다. 바로 Red Dot Design Museum에서였습니다. 그 곳은 멀티미디어를 활용하기도 하여 절대 정숙이 요구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특정 제품은 인터랙션을 통해 그 가치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 촬영도 적극적으로 허용되고 말이죠. 하지만, 있는 물건 없는 물건 다 만저보고 툭툭 쳐보고 이건 어디 쓰리고 한 거야? 저건 뭐야? 색깔이 왜 이래? 뭐라고 써 놓은 거야? – 동네 백화점 세일 기간에 몰려다니며 기본적인 예의는 집에다 모셔놓고 이 상품 저 상품 툭툭 건드리고는 아무 곳에나 집어 던져 놓고, 점원들에게 반말로 일관하면서 마치 옛시절 종부리듯 하는 아줌마 무리 같았습니다. 공교롭게 그 무리도 같은 性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 부끄러웠습니다. 그 무리가 지나가는 곳마다 설치되어 있던 제품들이 (천장 고정으로 매달려 있던 것들은) 전후좌우로 진자운동을 하였고 (반짝 반짝 닦아 놓은 것에는) 지문이 덕지덕지 묻어버렸습니다.

흔희 사람들은 외국에 나가보면 애국심이 생긴하고 합니다. 예전에도 지금도 정말 그게 사실인지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물론 전 외국 체류에 보낸 시간 중 가장 긴 시간이 고작 보름 남짓이기에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 삼사일 바다 건너갔던 사람도 민족과 국가와 역사와 현시점에서의 국가 발전상과 미래를 위해 정부가 (이런 일장연설에서는 절대 ‘화자’를 포함한 우리가 아님이 특이합니다, 정부가 뭘 해야한답니다) 무엇을 당장해야 한다고 들먹이는 것 보면, 무슨 집단 최면에라도 걸린 것 같습니다. 입출국장에 공기 중으로 살포하는 약품이 있을까요?

우리는 서로 이야기합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예의없고 시끄러워서 가까이 하기 싫다고. 서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경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실, 며칠전 Singapore Flyer 속에서 만난 중국계 가족에게 저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어떠할까요?

미안하지만, 며칠 전 모 상점에서 점원이 한국어로 인사했습니다. 얼굴로 국적을 알아보다니 대단한 식별력입니다. 전 영어로 인사했습니다. 영어만 썼습니다. 앞에 한 한국인 관광객 무리가 대단한 일을 벌이면서 지나갔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Singapore Flyer의 중국계 가족과 다를 바가 없을 뿐더라, 그 중국계 가족은 미친듯 뛰어놀 시기의 아이들이 있었지만, 그 대단한 한국인 무리는 모두 성인이었습니다.

여기 싱가포르에서도 한국의 자취를 심심하지 않게 느낄 수 있습니다. TV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고, 즐비한 쇼핑몰에서는 일본어로 된 노래보다 한국 아이돌이 한국어로 부르는 노래를 더 흔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고급 음식점이 아니더라도 주문 중에 서로 애매한 순간이 오면 웨이터는 한국어 보통명사를 꺼내어 주문을 마치고자 노력합니다. Singlish, 만다린어 다음으로 한국어로 물어옵니다.
대로에는 한국 기업의 간판을 볼 수 있으며, 비록 택시이기는 하지만, 한국산 차가 거리를 수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스쳐지나가는 한국인들은 과연 이런 위상에 걸 맞을까 – 생각해 봅니다. 중국어는 대체로 소란스럽습니다. 언어자체가 그러하다는 생각입니다. 한국어나 일본어는 비슷한 소리대역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표에 그려넣으면 한국어나 일본어는 오선 중 가장 아래 밑 도에서 파 정도에 머물고 중국어는 한 옥타브가 높다는 생각입니다. 아 근데 왜 한국어 관광객들의 목소리를 중국인 무리들 보다 먼저 알아차릴까요? 한국어 사용 무리는 더 멀리있는데. 단순히 모국어에 귀가 쫑끗해지는 태생적 반응일까요?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영어가 단일 공식어이고 영어로만 대화해야 하는 환경의 지역에 가면 한국인들 정말 조용합니다. 물론 정확한 수치적 통계도 아니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조사 및 분석한 것이 아니라, 저의 경험을 배경으로 한 것이기에 객관성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저의 느낌을 전 사실로 굳히고 싶습니다.

불필요한 문화적 열등감과 더 불필요한 문화적 우월감이 한 번에 교차된다고 전 분석하고 있습니다. 둘 다 매립해버리거나 소각해버려야 하는 재활용 불가능한, 쓰레기 같은 것입니다.

한국인임이 떳떳하여 어떤 가치보다 바꿀 수 없는 자랑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방향으로 가다간 세상만사 심각히 어려워집니다, 20세기 두번의 큰 전쟁으로 우리는 그 부작용을 경험하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임이 부끄럽고 들키고 싶지 아니한 느낌이라면 이건 더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이라는 가치가 다른 문화와 만나게 되면, 마치 80년대 강남개발로 졸부가 된 무지랭이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너무 심한 표현일까요? 제가 밖에서 만나는 한국인들은 딱 졸부 느낌입니다.

다른 문화에 주눅들 필요가 없는 것처럼, 다른 문화를 천대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모든 문화는 가치가 있는 인류의 유산입니다. 내가 하는 말을 상대가 알아 들을 수 없을 것이다며 입 닫아버리고 시선을 피할 필요가 없듯이, 내가 하는 말을 타인이 이해할 수 없다고 마구 떠들어 댈 필요도 없습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도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음식점 같은 곳에서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점원들은, 하지만, 말 안 통할 것이다라고 미리 단정짓고, 입 닫아 버립니다. 그리고 금액이 표시된 숫자만 보여주고 딴청을 부립니다. 참 안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어만 사용하더라고 친절을 표하면 상대는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기본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지만, 친철을 배풀고 인사를 하고 안내를 하면서 깍듯했던 한 일본음식 점의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싱가포르 커피점의 젊은 매니저가 생각납니다.

어떤 무언가가 변화해야 한다고 느껴진다면, 흔희 우리들은 '법'과 '제도'와 '정치'와 '가진 자들의 행위'에 대하여 말합니다. 사실, 변화가 필요하다 느껴졌을 때 느낀 자부터 변하면 되는 것인데 말입니다.

Singapore - Day 6

싱가포르에서 마지막 날.

어제 많이 걸었습니다. Google Maps로 확인한 바로는 약 20Km는 되어 보였습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혹은 지도에서 벗어나는 곳의 이동 – 쇼핑몰 내의 이동이라든지 – 은 제외하고도 그런 도보 거리라면 도시에서 나서 도시에서 자라 도시에서 생활하며 노화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는 아저씨에게는 조금 무리스러운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두 개의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습니다.

지난 밤 블로깅에 너무 힘을 주었던 나머지 취침시각도 적절하지 못하였고, 덕분에 기침시각도 좋지 못 하였습니다. 미니바를 점검하러 왔던 직원의 문 두들김에 깨었으니 – 서둘어 대충 정리하고 체크아웃했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하루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녁에 출국하는 것에 대한 고려가 짧은 동선 혹은, 적은 방문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넌 오늘 아무 데도 못 갈 형편이지만, 딱 한 군데만 허용해 줄게!’라고 절대자께서 말씀하신다면 (이 글을 적고 있는 이 시각에도) Red Dot Design Museum입니다.
Red Dot Design Museum은 독일 말고는 이 곳 싱가포르에만 존재합니다. Red Dot Design Museum은 Red Dot Traffic이라는 건물에 있습니다. 이 건물은 예전 교통국(Singapore Traffic Police Headquarter)에서 사용하던 광공서였는데, Red Dot Design에서 인수하여 현재에 이릅니다. 이 곳에 갈 때 택시기사에게 Red Dot Traffic 보다는 옛 교통국 건물이라고 하면 더 빠르게 의사소통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사실 제가 그렇게 했습니다.

택시에서 내리자 마자 가슴설레이는 붉은 색 건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From 6 Days in Singapore


그런데! 눈에 뭔가가 '익숙하게' 걸립니다. 눈을 왼쪽으로 더 밀어봅니다.

나를 분노하게 하고 절망하게 한 한국어 간판
From 6 Days in Singapore


아뿔싸!

그 순간 서울에서 항상 확인하던 최악의 디자인이 안구에 걸려들었습니다. Red Dot Traffic 빌딩에 이런 조악한 간판이 한국어로 적혀져 있다는 사실에 사비를 들여서라도 바꿔 – 주기보다는 어디에서 망치를 가져와 때려 부수고 싶은 생각이 먼저들었습니다. 이 곳 싱가포르에서 만난 최악의 간판이었습니다. 제가 만약 Red Dot Traffic 건물의 임대계약 담당이라면 위약금을 집어주더라도 임대계약을 끊겠습니다. 형용할 수 없는 분노와 절망감.

지난 밤 블로그에서도 강조했지만, 이곳은 이름 모를 작은 점포에도 그 점포를 대변하는 적절히 아름다운 간판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못 한 곳도 있긴 하지만 –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Red Dot Traffic 건물은 절반이 전시관으로 사용되지만, 나머지는 사무실과 카페 식당 등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곳에 입주한 각종 사업체들은 이 아름다운 건물에 어울리지 않는 행위를 하지 않았습니다. 소심할 정도로 정중하게 자신이 이 건물에 있다는 사실만 살짝 알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black-white로 짧게 치장한 입주 사업체들의 간판들. red dot traffic과 조화를 이룬다.
From 6 Days in Singapore


너무도 짧은 시공산의 간격 후에 만난 두번째 '최악의 간판' 역시 한국어였다.
From 6 Days in Singapore


Red Dot Traffic에서 화교촌(Chinatown)으로 가는 길에도 참 애매한 간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공교롭게 또 한국어였습니다. KOREAN REST JUNG HWA GAK ‘한국의 쉼터 중 화 각’ 입구를 바라보면, 中華閣이라고 한자표기도 해 두었습니다. 의미의 충돌과 모호함과 왜곡을 주인장은 즐기시는 걸까요? 저런! 아 그리고 길을 막는 간판은 불법이 아니던가요? 불법이 아니더라도 보행자에 대한 예의를 절대적으로 상실한 이기적 행위라 말하고 싶습니다. 이 도시는 뒷골목도 가지런히 정리하는 사람들의 공간입니다. 이 도시를 며칠 동안 걸으면서 노상에 간판을 내어 두었던 곳이 딱 두 군데 있었는데, 둘 다 한국어 간판이었으며, 공교롭게 모두 Maxwell Road에 있었습니다.

싱가포르는 잘 정돈되고 항시 정성을 다 한다는 느낌이다. 도시의 뒷골목도 가지런 하다.
From 6 Days in Singapore


Red Dot Traffic 건물 안으로의 진입은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인근에 화교촌(Chinatown)이 있었습니다. 걸었습니다. 화교촌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잘 정돈되고 가지런 하고 청결했습니다. 계속 앞서 만났던 두 한국어 간판과 비교되었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그리고 모험을 했습니다. 음식 모험을. 영어는 능숙하지 않았지만, 친절한 직원의 도움을 받아서 신선배는 보통의 전 아주 Spicy한 음식을 선택했습니다. Spicy를 '매운'이라고 적지 않은 것은 '매운맛'과 Spicy한 맛은 엄밀히 다르다는 주관 때문입니다. 매워 죽을 일은 한국인에게 발생하지 않지만, Spicy한 음식으로 '나에게 차라리 죽음을!'이라고 소리칠 한국인은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매운맛은 깊이 있는 숙성과 오묘한 서너가지의 맛이 바탕되어 다가옵니다. 하지만, Spicy는 그저 Spicy할 뿐입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사천 四川 Sichuan 음식 전문점이라고 했습니다. Spicy한 음식 어디까지 Spicy할 수 있는지 머리가 둘로 나뉘는 고통을 감내하며 끝까지 먹었습니다. 사실 오후 늦게 까지 저의 '혀'는 별 다른 맛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Spicy한 맛을 내는 건 각종 익숙한 재료(고추 等)도 한 몫을 하고 있었지만, 딱정벌레가 죽은 모양새를 하고 있던 사천지방 특산물 때문이라고 합니다 - 물어봤습니다 - 점원의 말로는 일종의 후추같은 거라고 하던데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서로에게 모국어가 아닌 나머지 전달된 정보가 맞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그 딱정벌레 같은 '후추'의 일종을 씹는 순간 그 부근은 소형 원자폭탄이라도 터진 듯, 피폭지역으로 변하며 혀는 살짝 감각을 잃게 됩니다. 도전은 경험을 낳으며 경험은 좋은 정보로 남을 것입니다. 화교가 하는 음식점에서 사천요리를 선택하려 한다면, 신중해야 합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자유시간이 시작된 어제 오후부터 열대성호우는 우리를 따라다녔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비가 한 번도 안 온 것이 오히려 신기한 일이라고 이 곳 사람들은 웃으며 말합니다. 그런데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실내에 있을 때만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는 것입니다. 점심을 먹을 땐 이 음식점 건물이 낡아보이더니 어디 무너지는 걸까? 라며 순간 긴장하였는데 – 최초의 진동에서 파단까지 시간이 있으니 곧장 뒤쳐나오면 매몰당하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 알고 보니 천둥소리였습니다.
밥을 먹으로 들어갈 때, 어떤 건물로 들어갈 때 – 만 비가 왔다는 사실은 신기하기 까지 했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화교촌 중심에서 만날 수 있었던 힌두교사원 - 이 곳은 싱가포르입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참, 싱가포르에서의 편의점 = 7 Eleven으로 통합니다. 각종 단어를 동원하여도 편의점 찾기를 위한 대화에 어려움이 있으면, 7 Eleven이 어디있냐? 라고 물어보세요. 금방 알려줍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근대 상하이[上海]에 있을 법한 건물부터 어디에도 있지 않을 것 같은 하지만, 여기가 너무도 잘 어울리는 건물과 거리 - 시간과 양식을 잘 혼합한 듯 하지만, 누구의 의도된 손길이 아닌 것 같은 - 아름다운 거리였습니다. 이런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다시 Red Dot Traffic으로 향했습니다 - 동선계산이 잘 못 되었거나 시간산정이 잘 못 된 결과로 겹치는 거리를 걷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의도하지 않게 많이 걸었습니다. 차이나타운까지 갈 생각은 없었는데, 점심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접근하게 되었으며 기대와는 전혀 다른 거리를 걷게 되었습니다. 발바닥이 타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발가락 사이의 물집으로 정상적인 보폭을 유지하기도 힘들더니 비정상적인 보행에 다리 근육들이 일반적이지 아니한 피로를 나타내었습니다. 평상시 틈틈히 운동하지 않았던 결과가 들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Red Dot Design Museum에는 멀티미디어로 스스로를 알리는 영상이 크게 나오고 있는 전실과 동선의 마지막에 보게되는 각종 Red Dot Resign Award 등에 연관되는 서적들을 전시해 놓고 있는 작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동선에 따라 주 전시실로 가면, 좌우 대칭형태로 나뉘는 데 – 좌측은 디자인 컨셉만으로 선정된 것들과 우측은 실제 판매되고 있는 공산품을 대상으로 선정된 것들의 실물 – 자동차 제외 – 을 가져와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유일하게 전기 등을 공급하여 동작이 가능하게 한 것은 조명제품 들이었습니다. 조명제품에 전기를 넣지 않으면 어떤 디자인이 의도되었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니 말입니다.
그 가운데는 협업의 결과에 부여하는 상을 받은 팀의 결과물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주방용품 있었습니다. Red Dot Design의 시각을 잘 알 수 있는 설명들이 있었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오래된 건물의 이러한 활용은 참으로 마음에 듭니다. 큰 원형의 변형없이 채색효과와 약간의 조정만으로 훌륭한 공간이 탄생된 것입니다. 천장에는 주광이 들어올 수 있는 부분도 있었으며 전체적인 빛조절이 훌륭하였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Red Dot Design Museum 출입구 앞, 디자인이 훌륭한 소품들을 파는 작은 상점이 있었습니다. 정신을 살짝 가볍게 놓으면 주머니에 먼지만 남기 쉬운 구성이었습니다. 점원도 친절하였고, 영어가 모국어인 곳에서 자란 듯 대화가 수월하였습니다. 위 사진 두 장을 뚫어지게 보면, 친절한
그리고 싱가포르 최고의 미인인
그곳 점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Red Dot Traffic 1층에 있던 카페는 아늑하고 조용했으며, Free Wi-Fi를 제공하고 있었으며 - 무엇보다 커피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한 동안 앉아 느긋한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 발바닥이 많이 아팠어요.


건물내 카페 - From 6 Days in Singapore


실제 사용되고 있는 Red Dot Traffic의 우편함 -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Sentosa Island 로 갔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관광객들의 추천 코스는 그냥, Orchard Road와 Sentosa Island입니다. 그 분들은 대체로 면세점에서 ‘명품’ 하나씩은 집어 와야 하고 – 해외여행시 한국음식에 대한 그리움을 온몸으로 표현하시며, 객관적인 정보 취득이 힘들 사람들에게 작은 낯선 경험을 마치 서부시대 아매리칸 물소 10마리를 단번에 잡았다는 카우보이보다 더 화려하게 치장하여 말할 준비를 할 것입니다. 아무튼,

MRT를 타고,

From 6 Days in Singapore


Harbour Front로 가서 - 역시 쇼핑몰로 연결되는 통로를 지나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모노래일을 타고, Sentosa에 갔습니다. 돈이면 해결되는 복합 리조트입니다. 한국에도 에버랜드 + 리조트가 있긴 하지만, 섬 하나를 몽땅 리조트로 만든 곳입니다. 시간이 충분치 않았습니다. 남서쪽 해변을 갔습니다. 신발을 벋고 걸었습니다 – 해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모래가 예술이었습니다. 이건 해운대로 수입한다는 호주산 모래와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이 해변의 모래가 정말 모래라면, 해운대의 모래는 자갈입니다. 백사장 對 자갈마당. 물론 긴 해변의 모든 지역이 한결같은 ‘질’을 유지하는 모래는 아니었습니다. 음... 여기도 해운대처럼 모래를 수입하여 보충하는 걸까요?

아! 이 도시 사람들 대단합니다. 섬 하나가 리조트입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아 아기자기 하고 50미터 씩 풍경이 바뀌는 아름다운 해변이었습니다. 비치 발리볼로 남성미를 뽐내던 서양청년 한 무리도 있었으며, 아이와 물장난를 치는 어머니, 애정행각에 여념이 없던 연인들 - 짧은 관찰 동안 저네들이 서로의 옷을 벗기면 어떻하지? 하는 걱정반 기대반이 교차했습니다. 그리고, 비키니를 부끄럽게 입고 사진찍기 놀이하던 한 무리의 일본 소녀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정취에 취해 백사장을 걷는데, 어디선가 거친 한국어, 쌍씨옷 욕이 들렸습니다. 그 순간, 이제 공항으로 갈 시각임을 알아챘습니다. 욕에 반응하지 않으려 천천히 해변을 벗어났습니다. 뒤돌아 보면 욕을 뱉어내고 있는 한국인 남종네랑 눈이 마주칠 거 같은 - 불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발을 싯고 - 거대한 화장실은 근사한 샤워시설과 발만 따로 싯을 수 있는 시설까지 정말 잘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사용은 역시 무료 - 모노래일을 타고 Harbour Front로 돌아왔습니다. Vivo라는 쇼핑몰을 통과해야만 MRT를 탈 수 있었는데, 그 1층에서 르노가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가까이 가 보았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오호... SM3였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오로라, SM5입니다. 국내 판매용 앞 모습이 월등히 잘 생겼다고 전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 아저씨들은 번쩍 거리는 걸 까마귀보다 좋아들 하십니다. 어떤 자동차 컬럼리스트가 수출분의 앞 디자인이 훨씬 나은데 르노삼성자동차는 바보처럼 디자인을 망쳐서 국내 판매용을 만들었다고 울분을 토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절대 공감할 수 없습니다. 그 컬럼리스트의 홈패이지 디자인으로 판단하건데, 그 분은 디자인에 대하여 말하거나 활자로써 자신의 의견을 남길 자격이 없어 보였습니다.

아무튼, 여기서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한국에서는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지 않지만, 부디 해외에서는 좋은 반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이제 떠날 시각이었습니다. 호텔에 맡겨 놓았던 짐을 찾고 - 역시, 팁을 제공하는 일은 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는 빠른 방법입니다 - 호텔 직원이 잡아준 택시를 타고 공항에 왔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신선배는 짐이 너무 많았습니다. 저 정도 짐이면 전 반년을 객지 생활할 수 있을 듯 했습니다. 공항내 카트 하나를 가득 채웠습니다. 반면 전 기내 반입이 가능한 크기의 작은 돌돌이와 노트북이 들어있는 백팩이 전부였습니다. 어떤 목적의 여행이든 두 손과 어깨가 가벼워야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신선배에게 다음 번엔 짐을 대폭 줄이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을 (감히) 했습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여기 Changi International Airport의 실내 이정표를 보면 참 기발한 아이디어로 잘 해 놓은 것이 있습니다. '저 끝까지 걸으면 몇 분 걸려요' 라고 적어 놓은 것입니다. 사실 사람에게 '여기에서 A까지 몇 미터'라고 적어 놓는 것보다 '걸어서 약 몇 분 걸립니다'라고 말하는 게 더 와닿지 않겠습니까? 저런 표현 저런 표기 정말 마음에 듭니다.

From 6 Days in Singapore


From 6 Days in Singapore


안녕 싱가포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고, 많은 경험을 하게 해 주어서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