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09, 2009

walk away

떠난다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없다.
여기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싫어서 견딜 수 없어서 환영받지 못하여 다른 꿈이 있어서 어제의 내가 싫어서 기억을 늪 때문에 당신이 미워서 나를 찾기 위하여 잃어버린 약속을 잊을 수 없어서 - 아무튼 여기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떠난다는 것은, 한 가지 이유이다.
여기가 적절하지 않기에...

Monday, June 08, 2009

박쥐 thirst

송강호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 를 제외하고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볼 때면 온 몸에 힘이 들어갔다. 박쥐는 유달리 더 많은 힘이 들어갔다. 엉덩이 한 번 안 움직이고 손가락 한 번 까닥 못하고 130여분을 영화 속에 갇혔다. 어떤 음악이 흘렀는지, 저 복선은, 주인공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심도 따위는 생각할 틈도 없었다.

박쥐

온 몸의 경직은, 집에 오는 길 운전을 방해했다.

박쥐

오래간만에 쎈 영화를 봤다.

Monday, June 01, 2009

우리가 사는 세상

갈등이 양산되고 방향을 알 수 없으며, 생각있는 者들은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먹고사는 문제로 아버지들은 떠났고, 생각하고 말하는 문제로 내 친구들은 떠났다. 이제 홀로 앉아 亡해 가는 세상을 구경하다가, 경치 좋은 둥근 바위 위에서 담배 한 대 물고자 하는 소망을 피력하고 뛰어내리면 누구든 관심받고 용서받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건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아니다. 서로를 배려하고 스스로의 허물을 부끄러워하고 타인의 사소한 위대함에 경탄하는 행위가 쓸모없이 소멸되어야 마땅한 세상이다. 삶은 본디 치열한 법이다. 하지만, 그 삶은 '우리'라는 경계없는 태두리 속에서 지속된다. 가르고 자르고 공격하여 쟁취하는 것은 삶이 아니다.

주말을 대비했던 금요일 저녁의 선택



우울한 금요일엔 서점과 음반점에서 퇴근 시간 이후를 보낸다는 나의 습성은 여전하다. 원탁君이 추천한 '2001 夜話/space fantasia', 기다리다 목 빠질 번한 '蟲師' 10권, 이런 딸이라면, '아들이 더 낮다'라는 나의 생각을 접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요츠바랑' 8권. 그리고 김동률 2009 concert, monologue. Utada Hikaru의 'this is the one'. the WHO의 'who's next' & 'who are you'.

이 번주의 선택은 탁월했다. 모두 기대 이상이었거나 나의 기대치에 정확이 임계했다.

나의 주말은 풍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