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ovember 28, 2008

표류하는 IT강국?

표류하는 IT 강국 - 조선일보

현상이 엄현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석하는 자의 수준과 감각과 사고의 틀과 시각의 편중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한 번도 IT 강국인 적이 없었다. 운전문화의 실종, 자동차 자력 생산불가, 대중교통 수단의 부재 속에서도 고속도로 하나 멋지게 닦아 놓았다고 '교통강국'이 된다면, 우리도 'IT강국'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그저 빠른 Network을 각 가정에 공급했을 뿐이다.

전자 정부는 Microsoft Windows Platform이 아니면 접근 조차 안되고, 금융 및 전자 상거래 또한 무슨 이유인지 마찬가지이다. 전국의 병원들은 정보화 전자화의 기치를 내어걸었으나, 의료정보 취급을 집안 PC의 스냅 사진 정리하듯 하고 있다. 정부와 그 산하기관에서 일하는 자들은 일간지 넘겨 보듯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열람하는 것이 애교로 간주되는 이 땅, 그 어떤 곳에서도 개인정보의 보호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전세계가 Open Standard에 수렵될 때 우리는 HTML code하나 정확하게 입력하지 못하였고, Web 2.0이라는 말조차 진부해진 시점에 고작 UCC를 등에 업고 무슨 네트워크의 혁명을 이루어낸 듯 광고를 연일 쏟아 내는 이 땅의 IT산업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Network의 어느 구석이나 불법이 판을 치며, 어떠한 이유에서도 권리는 '자유'의 탈을 쓴 방종과, '평등'의 거짓이 칠해진 무법으로 말라버렸다. 음반을 구매하고 극장을 찾는 것이 바보 짓이 되어버린 'IT 코리아', 누군가에게 소프트웨어를 샀다고 말하면 정신나간 사람 취급받는다.

요즘 IT업체 종사자들을 만날 때마다 단골 메뉴처럼 듣는 푸념들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구호 아래 20여년 동안 쌓아 올린 'IT 강국(强國)'이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IT업계의 성장은 정부의 무모하고 목적성이 없는 '정보화' 국책사업이 그 기반이었다고 난 생각한다. hard copy 보관을 등한하고 data의 backup은 불필요한 사치라 생각하면서 PC 수준의 기계가 10년 100년 1000년 고장나지 않아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돈 많이 주고 산 기계는 만능이라고 생가하는 사람들이, 기획하고 추진하고 심심하면 세금으로 중소기업을 유혹하여 키운 이 땅의 IT를 왜 '무슨 수단'을 간구하여 살려야 하는지 난 알 수가 없다.

대한민국은 한 번도 IT강국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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