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08, 2007

sat-sun

내 차 엔진은 속도를 염두해준 저기 비싼 스포츠카보다 뭐가 좋은 것인지 - 아니면 내가 생명에 대한 애착이 남달리 없는 것인지 - 단숨에 추월해 버리고 北北西에서 南東으로 서울을 관통하는데 고작 30분도 안 걸려. 토요일 밤은 한강을 보는 게 맞아. 너 아니? 자정이 될 무렵부터 두어시간 한강변에 앉아 있으면 그저 잔잔하던 수면이 유리로 거울로 바뀌어 보인다는 것을. 반포에서 하늘을 올려다 봤어, 거기 몇분 훑은 끝에 찾은 유일한 별 하나. 근데 그것이 움직이는 것이야. 미확인 object가 (flying은 아닌 듯 floating이면 몰라, 그래서 UFO는 아니야) 내 머리 뒤로 우로 좌로 슥슥슥 움직이는 걸 확인하였다는 거, 사실 불안정한 자세가 만들어주고 강하지 아니한 목 근육의 경련이 보조해준 시각적 혼란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습한 기운도 공기도 풀냄새가 함께 한다면 나쁘지 않아. 음주운전자를 피해 경우없이 들이미는 택시를 피해 도착하여 보낸 반포의 시간은, 따뜻한 친구들의 술잔들과 웃음으로 끝이 날 것 같은 화목의 꽃이 만발하는 가정보다 아름다워. 서른 그리고 몇 년 더. 문득 나이가 생각나더라고, 내 나이가. 난 내 생애에 어느 즈음에 와 있는 걸까? 넌 어느 즈음에 가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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