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24, 2006

시골 사는 陳氏의 하루

동생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전화로 알려왔다. 내년 여름이 되기 전에 가족이 늘어나게 되었다. 생각할수록 미소가 지어지고 묘한 기분에 휩싸인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룰만큼 미루어버린 온라인 강좌를 수강하고 시험도 봤다. chapter 마다 사전이 요구되는 단어가 연이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답률 100%라는 시험결과에 혼자 즐거워 방안을 뱅글 돌았다. 한 과목만이 아니었다.

동거짐승들이 모두 사라진 집은 정막이 맴돌다 못해 처량하기까지 하다. 아침마다 동거짐승을 무의식적으로 찾는 행위는 이제 사라졌지만, 쓸쓸함에 대한 느낌은 그대로이다.

내가 준비하는 식사가 맛이 없다고 느껴진지 오래이지만, 배고픔이 더 우선이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이건 지난 봄까지의 버전이다. 오늘 밥솥에서 밥을 퍼내면서 한 숨을 길게 늘어 놓았다. 도시에 살면 문을 박차고 나가 적당한 것으로 배를 채울 수 있으련만.

처서가 지났음에도 등에 땀을 맺히게 하는 새벽은 벌 받아야 한다. 염치도 없지.

내가 사는 이 동네를 '시골'이라고 말하니, 이곳 태생 사람들이 발끈이다. 하지만, 난 계속 '시골'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음의 이유는 나의 의지를 굳건히 하여준다.
  • 같은 거리를 같은 시간으로 달려도 택시요금은 언제나 예상과 빗나간다. 요금을 보여주는 미터기는 택시마다 그 기준이 정말 다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너무 비싸다.

  • 택시를 제외하면, 대충교통 수단으로는 30분 혹은 20분에 올지 말지 예상이 잘 안되는 버스가 있다. 그 버스들은 이마에 붙히고 다니는 노선번호와 실재 노선과는 언제나 차이가 있다. 그렇다. 운전하는 기사 마음인 것이다.

  • 광역시에서 '區'를 넘어간다고 초과요금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같은 기초자치단체인데 행정구역을 넘는다고 초과요금을 징수한다. 경계를 사이에 두고 그 거리는 채 2km가 되지 않았다.

  • 말로할 것을 주먹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혹은 주먹으로 해결하면 좋을 것을 말로 결정지으려 해가 지고 달이 떠도 계속이다.

  • 집에 머무는 중 내 귀에 많이 들리는 소리는 벌레나 동물들의 소리이다.

  • 도로에 인도와 차도의 구분은 없다. 용기 있는 자만이 보행자가 된다.

  • 도시가스라고 공급받는데, LPG이다. APT 지하에 LPG 저장탱크가 있다고 한다. 납양특집(納凉特集)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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