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30, 2006

맥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mac platform은 여러모로 우수하다. UNIX가 end-user에게 제공될 때 어떻게 설계하고 구성하고 보여져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답안을 차려 놓은 것 같다. 좋다. 좋다. 하지만, 난 다시 mac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mac platform을 사용한다는 것은 한 가지 이상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windows platform이 세상을 다 덮어버려서,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정부가 앞장서서 windows platform이 아니면 '성실한' 납세자라 하더라도 정부의 일반 서비스에서 소외되어야 하는 환경은 일단 엿을 먹이고 순서를 뒤로 밀어 넣을 수도 있다. mac platform에서 가장 먼저 포기해야 하는 것은 소비자로서의 권리이다.

mac을 들고 A/S를 받아 보았던가? A/S 횟수가 많다고 판매를 거부하는 reseller를 apple 말고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는가? 터무니 없는 부품값을 warranty 기간에 청구하는 뻔뻔한 policy에 당한 적이 있는가? mac이 고장나서 A/S를 받기 전에 꼭 아는 사람을 챙겨 잘 부탁을 '드려야'만 정상적인 service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상상이나 해 보았던가?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포기함과 동시에 end-user로서의 상상력과 지혜로운 탐구정신을 또한 포기해야 한다. 전자가 hardware적인 관점이라면, 후자는 software적인 관점이 될 수 있다.

mac os x은 잘 만들어진 OS이다. 그들이 주장처럼 잘 부서지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다. 하지만, 잘 부서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여기 저기 내부로 접근할 구멍을 틀어 막아 두었고, end-user의 탐구욕을 사전에 차단해 두었다. 조금의 호기심을 동원하기 시작하면, UNIX가 이래도 되는가?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만약, windows를 이렇게 처리해 두었다면, apple은 windows에 대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이지 못했을 것이다. windows나 mac os x이나 거기서 거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물론, mac os x이 조금 더 이쁘니 몇 점 더 먹을 수가 있겠지만, windows가 더 빠를 것이니 mac os x이 얻은 점수는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다분히 방탕하게도 주관적인 관점이다. mac platform을 헐값에 처분한지 1년여가 되어간다. 한국어 서체마저 제대로 구비되지 않았던 version을 마지막으로 접었으니 지금은 어떠할런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정말 분명한 것은 mac platform을 선물받더라도 당장 boot camp를 설치하고 windows나 다른 UNIX(and/or like)를 구동시킬 것이다. mac platform은 너무 잘 짜여진 그래서 재미없는 paradise이다. 난 조금 더럽더라도 자유롭고 나의 권리가 인정되는 funny hell에서 살고 싶다.

4 comments:

  1. 흠 전 인텔듀오와 boot camp때문에 mac으로의 이주를 심각하게 고려 하고있는 중인데요... 잘 지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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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잘지내고 있답니다. :)

    boot camp는 한시적인 제품이랍니다. 다음 mac os x major update 때는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 apple의 계획은, mac os x 내에서 windows app들을 에뮬레이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boot camp 때문에 이주하는 일은 없기를 ...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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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들러서 글만 읽어왔는데 너무 공감하는 글이 올라와 처음으로 답글을 남겨보네요. 저도 예전에 꽤 애플을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jhin님처럼 funny hell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Debian on ThinkPad입니다. 애플에 종교처럼 빠져들었던 예전 모습이 가끔 떠올라 미소짓긴 합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갈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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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irene님 반가워요.
    전 Solaris on ThinkPad로 funny hell을 만들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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