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23, 2000

부산 리포트 3

광안리 해변에서 '별'을 선물 받았다.
대한민국표준시 (GTM+9) 2000년 10월 18일 22시 10분
광안대로 공사장을 향하고 전면에서 20도 왼쪽으로 꺽고,
다시 하늘을 향하여 40도 즈음 올라가면 있는 별이다.
찾기가 어렵진 않았다, 안개가 혹은 구름이 조금 깔려 있어도,
그 별은 달과 더불어 가장 밝았기 때문이다.
난 몇 개의 별을 더 얻길 원했지만, 하늘 주인은
하나를 가졌을 때, 가장 소중함을 알게 되며,
또한, 가장 행복할 것이라 했다.
난 그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도 나의 별을 보기 위해
광안리에 갔었다.

부산 리포트 2

버스가 비행기보다 좋은 점은 가끔 기지개를 펴며 쉬도 할 수 있고, 맛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우동 몇 가락 뜨면서, 담배도 한 대 필 수 있다는 것이다. 버스가 비행기보다 나쁜 점은 잘 가다가 좀 서 있기도 하고, 비가 오면 이상하게 운전기사 아저씨가 조금 졸기도 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파업으로 골프채 든 버스 손님도 보게 되었고, 덕분에 버스 터미널이 한 층 높은 수준의 대합문화가 형성되었다는 것, 그리고 뜻 밖의 모범택시가 많이 팔렸다는 것...

이번 상경 버스 투어로 몇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우등버스도 비가 새는 곳이 있고, 아직 버스의 충격을 온 몸으로 완충해야 하는 자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맨 뒷자리에 앉게 되면, 배를 타고 있는지, 버스를 타고 있는지 가끔은 햇갈리게 된다는 것...

Monday, October 16, 2000

부산 리포트 1


  • 언제나 나를 맞아 주는 질퍽한 생선 썩는 냄새 전국 체전한다고 
  • 차량 2부제를 하여 도로가 팍 뚤린 도심 
  • 해만 떨어지면, 겨울을 연상케 하는 낙동강 똥 바람... 
  • 반가운 얼굴들, 하지만, 어두운 미소들... 
  • 나의 자리는 없어졌고, 나의 자리는 어디인지? 
  • 그래도 서울보단 정겹고, 서울보단 따스하다. 
  • 어젠 해안도로를 질주하며 만난 月光, 그리고 그 빛이 바다를 사로질러 나의 발 끝까지 드리웠다. 
  • 한 참을 이름 모르는 포구, 방파재에 서서 그 빛을 맞았다. 잊지 못할 몇 십분... 
  • 언제나 나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바다, 파도, 그리고 숨결...